(커넥트 데일리=사공호상 대구대 교수ㆍ전 국토지리정보원 원장) 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들어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가져올 미래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방대한 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팅을 떠올지만, AI가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4차원(4D) 지도’가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4D 지도, 시공간 인지 능력 3차원 지도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알려준다. 하지만 AI가 물리 세상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지능적인 행동을 하려면 ‘언제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며, 이는 3차원에 ‘시간(Time)’이라는 네 번째 차원이 더해져야 한다. 4D 지도는 단순히 현재의 정적인 공간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이력과 미래의 변화 가능성까지 담아내는 시공간 데이터의 집약체이다. 도시에 새로 지어지는 건물, 실시간으로 변하는 교통량, 특정 지역의 기온 변화 추이, 그리고 재난 발생 시 피해 확산 속도까지, 이 모든 ‘시간에 따른 변화’는 4D 지도를 통해 비로소 의미 있는 데이터로 재탄생한다. AI는 이 4D 지도를 통해 세상을 훨씬 더 깊이 있게 인지하고, 예측하며, 우리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4D 지도가 핵심 인프라 인공지능 시대의 대표적 비전인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은 4D 지도 없이 완전하게 구현되기 어렵다. 도시의 교통 시스템이 AI를 통해 최적화되려면, 실시간 교통량뿐 아니라 시간대별 교통 흐름 패턴, 사고 발생 이력, 심지어 날씨 변화에 따른 교통량 예측까지 통합된 4D 데이터가 필요하다. 또한 4D 지도는 도시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핵심 기반으로서, 현실 도시의 모든 변화를 가상 세계에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시를 만들어간다. 자율주행차 역시 4D 지도가 제공하는 정교한 시공간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자율주행차는 센티미터 단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도로 위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갑작스러운 도로 공사나 장애물에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4D 지도는 자율주행차가 마주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시공간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눈’이자 ‘뇌’의 역할을 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용을 넘어선 사회적 가치 물론, 4D 지도 구축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기술적 난이도가 따른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이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 비용을 단순히 ‘투자’가 아닌, ‘미래를 위한 공간정보 인프라 구축’으로 인식해야 한다. 4D 지도는 재난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통 체증으로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시민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거대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아울러 4D 지도는 새로운 데이터 기반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촉매제가 되어,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불과 5년 남았다고 한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이 인공지능의 선두 국가가 위해서 공간정보는 4D 지도를 중심으로 퀀텀 점프를 해야 한다. 새 정부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지금이야말로 4D 지도를 우리의 미래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를 힘차게 열어갈 때이다.
사공호상(司空昊相)
대학에서 토목공학,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석사)과 도시공학(박사)을 공부했다. 국토연구원에서 30여 년간 위성원격탐사와 GIS, 공간정보 정책을 연구하면서 GIS연구센터장,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소장, 공간정보연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3년간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국토’의 기반을 다졌다. 국가공간정보위원회ㆍ국가지명위원회ㆍ중앙지적위원회 위원과 한국지리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대학교 부동산지적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보고서로 ‘초연결 시대에 대응한 공간정보 정책 방향 연구(2016)’,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차세대 국가공간정보 전략연구(2017)’ 등이 있으며 저서로 국내 공간정보 정책의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의 공간정보 정책(회고와 전망)’을 2023년 3월 발행하고, 지난달에는 영문판 ‘The Journey of Spatial Data Infrastructure in Korea’룰 출간해 우리나라 공간정보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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