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당시 한반도의 지형지물을 정리해 지도로 제작해 백성들에게 유익한 지도 정보를 엮어내고자 노력하셨던 고산자 선생님은 현대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를 전공하는 모두에게 정신적인 선구자로 남아있고 그 얼을 이어받은 고산자의 후예들이 우리나라의 지도인 국가기본도를 생산, 제작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우리나라 지도 정보 반출을 요구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기조를 앞세워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위협성 주장으로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심각한 외교적 도전과 결례를 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2007년 해외 거대 포털인 구글이 수치지도 반출을 요청해 이미 1:25,000 축척도의 수치지도를 반출했고, 9년이 지난 2016년 1:5,000 대축척 수치지도 반출을 요청했으나 국가 안보 등의 이유로 부결이 되었다.
그리고 또 다시 9년이 지난 지금 1:5,000 대축척 수치지도를 반출해 달라며 한미 우호적 관계에 갈등을 촉발시키는 무지성을 보이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길 찾기 서비스 등 구글 지도의 주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관광 서비스 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과장된 불편 프레임과 일방적인 논리 구조의 여론몰이성 언론 보도가 있었다.
구글은 이번 대축척 수치지도 반출 신청서에 이 같은 뉴스 보도를 근거로 지도를 반출해 서비스를 실시하면 관광 수입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구글의 주장이 사실일까?
고산자 선생님의 후예이자 지도 제작 기술을 연구하는 대한민국 측량 학자로서 다음과 같이 제기한다.
📌첫 번째, 구글 지도의 부가서비스가 한국에서 제공되지 않는 것이 대축척 지도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이미 우리나라는 1:25,000 수치지도를 구글에 제공했었다.
제대로 된 국가기본도가 없는 아프리카, 동남아, 남미에서도 구글의 길 찾기 서비스가 제공되고, 심지어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힘든 북한의 평양에서도 길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지도 등이 언어 지원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현지화된 지도 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으며, 구글 보다 더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 많은 외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와 통계가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두 번째, 구글이 디지털 주권의 하나인 대축척지도 정보를 당당하게 요구할만큼 국가적으로 우리나라에 기여를 했는가이다.
구글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부담하고 있는 각종 법적인 책임과 의무를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세금도 그렇고 법률적인 제한 준수 여부 등이 포함된다. 유럽에서 각종 규제에 걸려 거액의 배상금을 내는 구글의 형태와 사뭇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생산하고 있는 국가 책임하에 기본측량 성과를 통해 제작된 지도 정보는 지도간행물 성과심사를 받는 등 별도의 국내 관련 법이 존재하며 지도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세 번째, 우리나라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 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부분이나 향후 계획은 갖고 있는가이다.
우리나라 지도 정보는 국민 세금으로 생산되어 국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되는 공공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도 제작 기술은 1960년대 외국의 지원을 받아 시작되었다고 하나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국내 관산학연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귀중한 성과물이다.
국내 기업들도 법과 제도로 제한받고 있는 지도 정보를 해외 기업이라 특혜를 주고 반출해 갈 수 있는 성격의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구글이 그토록 우리나라 지도 정보가 필요하고 사용하고 싶다면 국내 법에 따라 관련 산업의 규정을 준수하고 기술적 기여를 통해 정보 사용에 대한 자격을 스스로 취득하는 것이 마땅하다.
📌네 번째, 국가 안보에 대한 보장 문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정보는 현대 전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남과 북이 분단되어 대치된 우리나라는 안보 이슈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임은 명확하다.
구글이 지도를 반출한 후 안보에 대한 핫라인을 개설하겠다고 하는데,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 정부와 대등하거나 비슷한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인지 무례한 외교적 결례 행태이다.
특히 구글이 주장하는 핫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일방적인 단절로 소통이 어려울 경우 정부가 애원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상상을 과도한 기우라고 치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는 도출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지도 반출 불가에 대해 '정보 쇄국'이라는 주장이 타당한 것일까?
이스라엘은 안보 이유로 다른 나라들의 위성에서조차 영상 촬영 자체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중국도 지도 정보의 반출을 금하고 있어 우리나라만 정보 쇄국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요구하며 쇄국이라든가, 폐쇄적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 주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침탈 행위다.
앞서 우리 정부가 국내에 지도 서버를 두고 국내 관련 법을 준수하면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구글이 자신들의 정책에 맞지 않는다며 스스로 거부했던 전례가 있고 지도 정보 반출 이후에 자세를 바꾸어 우리나라 규범에 맞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 없다.
따라서, 구글이 우리나라 지도 정보가 필요하고 그토록 원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기조를 앞세워 겁박하듯이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약탈하려는 몰염치한 기업으로 인식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관련 법에 맞춰 스스로 취득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태도일 것이다. 한국측량학회 김원대 회장
그는 2000년 인하공전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한국측량학회 수석부회장,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대한공간정보학회 상임부회장,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기술사회 부회장 등 측량 및 공간정보 학문 및 기술 발전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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