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최근 국내 상영관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동남아 등지에서도 최다 관객을 모으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파묘’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측량점과 쇠말뚝에 대한 소재가 흥미롭다.
민족의 정기를 끊어낸 쇠말뚝을 파낼 것인가 모른 척 덮어두어야 할 것인가를 놓고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지내왔으니 덮어두자는 의견과 이 땅을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파내자는 의견으로 부딪힌다.
MBTI 성향으로 따지면 덮어두자고 하는 사람은 현실주의자이고, 파내자고 하는 사람은 이상주의자일 것이다. 지엽적으로 구분하자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사람과 힘든 과정을 순응하며 미래를 지향하는 사람으로 나눠진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것은 공통적으로 내일이라는 미래를 말하고 있으며 저마다 다른 모습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차이를 둔다면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유익성과 사회적 유익성을 전제로 이해타산을 따진다는 점이다.
공간정보는 창의적인 융복합 산업을 창출하고 스마트 사회로의 전환을 지원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개방적인 성격을 가진 미래지향적인 분야이지만 공간정보 정책을 수립하는 정책입안자의 사고는 밀실정치에 능숙했던 과거에 머물러 폐쇄적이다.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센터(박진식 센터장)는 26일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에서 산학연관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초 공간정보 생산ㆍ공급 혁신방안 마련 토론회를 박건수 국토정보정책관 주재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4차산업 시대에 적합한 기술을 국가기본도 제작 생산 체계를 고도화시키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지만, 국가공간정보센터 박진식 센터장의 현장 취재를 거부하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해 보였다.
박진식 센터장은 토론회에 필요한 사람들만 모았고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토론회를 공개할 수 없다며 추후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현장 취재 거부 의사를 고수했다.
토론회는 성격상 결론을 내는 자리도 아니고 참석자가 정반합을 통해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열린 자리인데 굳이 비공개로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그동안 국토교통부의 공간정보 정책이 정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드러난 것이다.
비판하자면, 산술적으로 예정된 40분의 토론 시간도 참석자 모두가 돌아가며 발언을 해도 2분여 밖에 할애되지 않고, 토론회 주제 역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현재 시행 중인 국가기본도 고도화 사업과 매우 유사해 중복성 논란마저 제기된다는 점이다.
앞서 국토지리정보원 지리정보과는 지난해 1월 27일 공간정보산업진흥원에서 ‘국가기본도 고도화 관련 통합 심층 워크숍’을 개최하고, 국가기본도 생산관리체계 고도화를 위한 목표 설정과 이행계획 및 연차별 로드맵을 도출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이 자리에서 국토지리정보원 조우석 원장은 “국가가 생산하고 제작하는 데이터에 대해 심사숙고해 가까운 미래에 지도가 현실적으로 국민들에게 양질의 지도가 제공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 박진식 국가공간정보센터장은 필요한 사람들만 모아서 토론회를 통해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취재를 거부하면서 참석자 외에는 알 수 없게 됐다.
국가직 공무원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하는 것은 자유 민주사회에서 공정과 상식을 역행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하거나 좌시해서는 안될 일이다.
권력의 사유화는 결국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행위로 이어져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정의를 해치게 된다는 역사적 과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이 있다면,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수혜는 등한시하면서 개인의 영달만 추구하는 공무원은 치워 주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묻어주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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