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인프라로 미래 예측형 사회 구현해야√ 국토연 강혜경 센터장, KAGIS 기조강연서 패러다임 전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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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연구원 공간정보정책연구센터 강혜경 센터장 © 커넥트 데일리 |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인공지능(AI) 대전환기를 맞아 대한민국 공간정보 정책이 데이터 수집 위주의 평면적인 패러다임을 탈피해 예측과 자동화를 포괄하는 국가 전략 인프라로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지리정보학회가 주최한 2026 KAGIS 춘계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국토연구원 강혜경 공간정보정책연구센터장은 ‘국가공간정보정책과 정책지원 연구동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외 정책과 기술 동향을 심층 분석하며 인프라 지능화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강 센터장은 공간정보가 기후위기, 초연결 도시, 미래 모빌리티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동력으로 격상되었다는 것과 구체적이고 거시적 대안을 제시해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강 센터장에 따르면,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이 직결된 공간 데이터 시장에서 한국이 글로벌 공룡 기업들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 규제 완화와 산학연관의 전략적 동맹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특히, 유실된 제도적 변천사 서두를 넘어 국토교통부의 정책 총괄 운영체계와 집행 실적 평가 등 실질적인 환류 시스템을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부가 관리기관별 공간정보 사업을 취합해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고 있으나,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수용하기에는 거버넌스의 전면적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능형 예측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 ▲ 국토연구원 공간정보정책연구센터 강혜경 센터장 © 커넥트 데일리 |
강 센터장은 발표를 통해 공간정보기술의 패러다임이 현실 기록 중심의 정적 지도 단계에서 AI 기반의 미래 예측이 가능한 지능형 단계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지리정보 시장이 자율주행,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의 융합을 발판 삼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이며,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실시간성과 통합성을 확보하는 지능형 의사결정 엔진 개발이 당면 과제라는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가 추진해 온 제7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의 이행 현황을 짚으며 데이터의 다차원적 고도화 성과를 공유했다.
강 센터장은 “전 국토의 수치지형도 수정과 지하공간통합지도 갱신 등 정밀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확충되는 추이로 공공 주도의 데이터 자산화는 지능형 플랫폼이 작동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지는 핵심적인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한국수자원공사의 디지털 물관리 플랫폼이 공간정보의 예측 지능이 발휘하는 파괴력을 제시했다.
수공의 디지털 물관리 플랫폼은 가상 세계에 섬진강 유역 등을 완벽히 복제한 뒤 실시간 수문 데이터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집중호우 발생 전 AI가 홍수 위험을 선제적으로 감지함으로써 재해 대응의 결정적인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혁신을 가져온 것이다.
해당 플랫폼은 뛰어난 실효성을 인정받아 사우디아라비아 5개 도시에 기술을 수출하는 쾌거를 거두고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등대 사업으로도 선정됐다.
국토 데이터와 첨단 기술의 결합이 일차적인 공공 행정 효율화를 넘어 글로벌 기술 시장을 개척하는 고부가가치 수출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다.
따라서, 국가공간정보의 디지털 트윈 정책이 지닌 잠재력이 산업 전반으로 환류되는 선순환의 지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치명적인 안보적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 대비 국내 공간정보 기술 수준은 평균 82.4%에 머물고 있으며 시간상으로는 약 3.6년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초소형 군집 위성 활용 기술 부문은 선진국과 4.8년의 격차를 보이며 가장 취약한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 같은 기술 공백을 타파하기 위해 2025년부터 10년간 총 3,635억 원 규모의 대형 R&D 예산을 투입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생산ㆍ관리 자동화 기술과 입체격자체계 지능화 등 차세대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재정적 펀딩이 집행되고 있다.
대기업 중심 스케일업 처방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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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간정보 시장은 2023년 기준 매출 약 12조 원 규모를 달성하며 표면적으로는 꾸준한 양적 성장세를 이어왔다.
전후방 산업과의 융복합 매출 비중이 2014년 33%에서 2024년 58%로 가파르게 치솟으며 자율주행, 로봇, 프롭테크 등 신산업의 모태 역할을 톡톡히 해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 앱의 라이더 네비게이션부터 대기업의 물류망에 이르기까지 공간 데이터의 사회적 침투율은 극대화된 상태다.
이러한 외형적 성장세의 이면에는 중소 영세기업에 편중된 기형적인 산업 구조라는 고질적인 한계가 도사리고 있다.
강 센터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격돌하는 미국의 유니티(Unity)나 엔비디아(NVIDIA) 등 초거대 빅테크 기업들의 인지형 공간정보 기술(Physical AI) 독점 현상을 강하게 경고했다.
이들은 거대한 자본과 압도적인 조직력을 무기로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 가상 시뮬레이션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룡들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는 반면 국내 업계는 고부가가치 솔루션 개발보다 하청 위주의 영세한 구조에 안주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역량만으로는 고도화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공간지능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기에 본질적인 체급의 한계가 명백해 보인다.
결국 혁신적인 산업 구조의 체질 개선 없는 성장은 플랫폼 종속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강 센터장은 현 정국을 타개할 정책적 처방전으로 “우리 공간정보 산업에도 대기업이 필요하다”는 메가트렌드급 화두를 전격 제시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만 국경 없는 플랫폼 전쟁에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다.
더불어 삼성, 현대 등 전통적인 제조ㆍ건설 대기업과의 유기적인 기술 협력 채널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중소 강소기업들이 개발한 최첨단 3차원 공간분석 솔루션이 자동차, 조선, 스마트팩토리 등 대기업의 실제 제조 현장에 탑재되어 대규모 실증 레퍼런스를 확보하도록 정부가 매개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가 수립한 제4차 공간정보산업진흥 기본계획(2026-2030) 역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강소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반적인 데이터 유통을 넘어 맞춤형 미래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Prediction as a Service’로 진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공간정보 글로벌 외교와 로컬 거버넌스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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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센터장의 기조 강연 중 국제 협력 체계에 우리나라 채널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공간정보 주권의 공백 리스크가 부각됐다.
강 센터장은 “글로벌 오픈소스 지도 생태계를 주도하는 UN Mappers나 오픈소스 교육 네트워크 Geo for All 플랫폼에 한국의 대학 연구소나 시민 커뮤니티의 공식 참여 사례가 전무하다”며 “국제적인 지리정보 의사결정 체계에서 우리나라의 목소리가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오픈스트리트맵(OSM) 등 글로벌 오픈소스 지도 플랫폼에서 우리나라의 핵심 국가 보안 시설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위기 상황이 터졌을 때 우리 정부가 즉각적으로 해당 플랫폼에 수정이나 보안 조치를 요구하거나 조율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술 외교 채널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다.
또, 우리가 일방적으로 요청한다고 해서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우리나라의 보안 특수성을 즉각 반영해 줄 명분도 찾아보기 어렵다.
강 센터장은 “과거 일본 정부가 글로벌 거버넌스 출범 초기 단계부터 UN 본부에 자국의 지리정보 전문가들을 선제적으로 파견해 강력한 리더십과 국제적 채널을 확보했던 외교 전략을 벤치마크해야 한다”면서 “민관학이 연대해 글로벌 지도 생태계에 참여하는 전담 거버넌스 단체를 육성하고 예산을 매칭하는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글로벌 차원의 안보 공백 못지않게 국내 지방 행정 현장에서 벌어지는 로컬 거버넌스의 단절 역시 심각한 구조적 모순으로 지목했다.
강 센터장은 창원시나 안성시 등 주요 지방정부들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무더위쉼터나 보건진료소 위치 등 생활정보 플랫폼의 지도가 공공 플랫폼이 아닌 민간 대기업의 카카오 지도 API에 전적으로 종속되어 운영되는 실태를 조명했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브이월드(V-World)나 지오스페셜 플랫폼(Geospatial Platform)이 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구조적 단면을 들여다 본 것이다.
강 센터장은 “중앙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방대한 정밀 3차원 공간 데이터의 동맥과 정맥을 뚫어놓아도 지역 행정을 책임지는 지자체와 말단 행정 조직에서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공공 데이터 인프라의 무용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모순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지역 현안을 스스로 해결할 지방정부, 지방대학, 지역 기업, 시민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모세혈관식 로컬 거버넌스 채널이 전무하기 때문에 지자체 행정에 지역 학계와 시민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거버넌스 혁신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