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칼럼] '대화하는 지도'의 시대가 온다(12)

전, 국토지리정보원장 사공호상 | 기사입력 2026/05/22 [17:08]

[명사칼럼] '대화하는 지도'의 시대가 온다(12)

전, 국토지리정보원장 사공호상 | 입력 : 2026/05/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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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지리정보원 사공호상 원장

 

(커넥트 데일리=사공호상 편집위원장, 前 국토지리정보원장) 글로벌 공간정보 산업이 자연어로 묻고 답하는 ‘대화형 GIS’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이를 혁신적 변화로 전환하는 데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영국 국가매핑기관 오드넌스 서베이(OS)의 마니쉬 제스와 CTO는 2026년 전망에서 "지도의 미래는 대화형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지도가 답하고, 때로는 지도가 사용자에게 되묻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전문지 GIM International의 설문 결과 역시, 공간정보 종사자의 역할이 단순 ‘데이터 수집’에서 ‘분석 및 의사결정 지원’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실이 되고 있다. OS는 지난 4월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플레이크와 협력해, 영국 전역의 건물 약 120만 동이 기존 침수 방어 체계 밖에 있음을 AI 모델로 자동 식별해 냈다. 싱가포르 토지청과 아시아개발은행은 지난 3월 싱가폴에서 개최된 ‘Geo Autonomy Summit 2026’에서 정책결정자가 자연어로 공간 분석을 요청하면 디지털 트윈이 즉각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는 모델을 시연했다. 시장조사기관 빈즈리서치(VynZ Research)는 글로벌 공간정보 시장이 연평균 13% 성장해, 2035년에는 1,2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공간정보 자산은 우수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국가기본도와 브이월드(V-World)는 품질 면에서 세계적 수준이다. 올해 2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가 구글에 1/5,000 고정밀 지도의 반출을 의결하며 'GeoAI 기술지원'을 권고한 것도 이러한 자산을 실용적 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현재 국내 공간정보 활용은 전문가용 분석 도구와 시민용 지도 앱이라는 양극단에 갇혀 있다. 정책결정자가 자연어로 질문하고 즉시 답을 얻는 인터페이스는 아직 요원하다.

 

문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정책의 지향점이다. 그간 한국은 데이터를 ‘더 많이, 더 정교하게’ 구축하는 데 자원을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 경쟁의 무게중심은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능력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말 매출 11조 2천억 원을 달성하고도 종사자 수와 사업체 수가 감소한 통계는, 산업의 외형은 커지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 섞인 신호다.

 

이제 정부와 산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첫째, GeoAI 기술개발을 단순 R&D 과제에 머물지 말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의사결정 플랫폼을 포괄하는 산업 전환 과제로 재설계해야 한다. 둘째, 국가공간정보 플랫폼에 자연어 질의 계층을 얹는 AI 시범사업을 통해 공공과 민간의 활용 사례를 빠르게 축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리정보(GIS)와 데이터 사이언스, 자연어 처리(NLP)를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데이터를 가진 자의 시대는 가고, 인사이트를 건네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 한국 공간정보의 다음 걸음이 늦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사공호상(司空昊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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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넥트 데일리 사공호상 편집위원장(전 국토지리정보원장)     ©커넥트 데일리

 

그는 대학에서 토목공학,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석사)과 도시공학(박사)을 전공했다.

 

국토연구원에서 30여 년간 위성원격탐사와 GIS, 공간정보 정책을 연구하면서 GIS연구센터장,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소장, 공간정보연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3년간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국토’의 기반을 다졌다. 국가공간정보위원회ㆍ국가지명위원회ㆍ중앙지적위원회 위원과 한국지리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대구대학교 부동산지적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헸다.

 

커넥트 데일리 편집위원장으로 유튜브를 통해서 공간정보의 대중적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사공호상 박사의 공간정보 세상을 진행하며 공간정보의 유용성과 경제적 가치를 제고 하고 있다.

 

주요 연구보고서로 ‘초연결 시대에 대응한 공간정보 정책 방향 연구(2016)’,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차세대 국가공간정보 전략연구(2017)’ 등이 있으며 저서로 국내 공간정보 정책의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의 공간정보 정책(회고와 전망)’을 2023년 3월 발행하고, 2025년 5월에는 영문판 ‘The Journey of Spatial Data Infrastructure in Korea’룰 출간해 우리나라 공간정보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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