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종 데이터 융합으로 재해재난 사전예측√ 대만 NCU 후안 차이 교수 ‘공간분석 통합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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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국립중앙대학교 후안 차이(Fuan Tsai) 교수(사진=김영도 기자). © 커넥트 데일리 |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재난의 거대화와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시대의 공간정보 기술은 사후 기록의 수단을 넘어 예측과 정밀 진단의 핵심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 같이 지형적 변화가 극심한 지역에서 단련된 다중 소스 위성 영상 통합 분석 기술은 대한민국 재난 관리 체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측량학회 2026 정기학술발표회 기조연설자로 나선 대만 국립중앙대학교 후안 차이(Fuan Tsai) 교수는 위성 영상과 AI가 결합해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을 어떻게 혁신하는지 실무적인 해답을 제시했다.
재난이 발생하면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나 대규모 홍수는 지상 조사 인력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현장 접근성이다.
후안 차이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학 위성의 직관성, 레이더(SAR) 위성의 투과성, 그리고 LiDAR의 정밀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CSPRS(중국측량광학회) 회장으로서 직접 수행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공간정보가 어떻게 국가 정책의 과학적 근거가 되는지 증명했다.
위성이 그려낸 산사태의 입체적 진실
차이 교수가 가장 먼저 언급한 사례는 2025년 대만을 강타한 태풍 ‘우이파(Wipha)’ 대응 사례다.
당시 동부 마타이안(Mataian) 강 상류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하류 마을을 위협했다.
차이 교수 연구팀은 재난 발생 직후 48시간 이내에 다중 소스 위성 영상을 확보해 2D 영상 확인에 그치지 않고 스테레오 매핑(Stereo Mapping) 기술을 통해 재난 전후의 지형을 3D로 재구성했다.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었는데 단 한 번의 태풍으로 약 1,000만㎥ 이상의 토사와 퇴적물이 강으로 유입되어 강바닥(River bed)이 기존보다 30m 이상 상승한 것이 수치로 나타났다.
차이 교수는 “지상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위성 데이터를 통해 산출된 30m 상승이라는 구체적 데이터는 정부가 마을 전체에 1개월 이상의 공공시설 셧다운과 강제 대피령을 내리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고 밝혔다.
차이 교수는 기존 광학 위성의 최대 약점은 구름과 야간 촬영의 제한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합성개구레이더(SAR) 데이터의 능동적 활용을 주문했다.
홍수 상황을 가정했을 때 광학 영상에서는 물에 잠긴 지표면만 보이지만 SAR 영상은 물의 반사 특성을 이용해 침수 구역을 명확히 구분하기 때문이다.
차이 교수는 “광학 영상에서 보이지 않던 홍수 지역 내 송전탑(Power transmission tower)들이 SAR 영상의 ‘Side-looking’ 특성 덕분에 밝은 점(Bright spots)으로 식별되었다”며, 이를 통해 전력 인프라의 피해 규모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기술적 쾌거를 소개했다.
AI와 딥러닝, 산사태 학습하고 예측
차이 교수는 또 CNN(합성곱 신경망)과 LSTM(장단기 메모리)을 결합한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소개하며 공간분석의 정점을 인공지능과의 결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어디가 무너졌는지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과거 산사태 데이터와 수치 표고 모델(DEM), 지질도, 도로망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산사태 민감도(Susceptibility) 분석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단계 훈련 과정을 거친 AI 모델(ResU-Net 등)은 픽셀(Pixel) 단위뿐만 아니라 폴리곤(Polygon) 단위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보여, 미래의 폭우 시 어느 사면이 붕괴될지 예측하는 단계까지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강연의 후반부에서 차이 교수는 국가 기간시설물 안전 점검의 새로운 대안으로 ‘영구산란체 간섭계(PS-InSAR)’ 기술을 제시했다.
2019년 대만 동부에서 발생한 난팡아오 교량 붕괴 사고 이후, 연구팀은 과거 위성 데이터를 역추적하고 분석한 결과 붕괴 전 수년 동안 해당 교량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침하 징후가 위성 시계열 데이터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
차이 교수는 현재 타이베이 도심 내 주요 교량들에 대해 이 기술을 적용 중이며, 계절적 온도 변화에 따른 신축량까지 계산해낼 정도로 기술이 정교해졌음을 시사했다.
이는 공간정보 기술이 단순히 사고 후 복구용이 아니라, 상시적인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서 비용 대비 최대 효율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차이 교수는 대만의 독자적인 위성 운용 전략도 가감 없이 공개했다.
현재 운용 중인 Formosat-5를 넘어, 올해부터 본격화될 Formosat-8 시리즈는 1m급 본래 해상도에 초해상도(Super-resolution) 기술을 더해 50cm급까지 정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역시 강력한 우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위성 데이터 공유와 알고리즘 교류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재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후안 차이 교수의 키노트는 공간정보 기술이 더 이상 측량업계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시사하면서 데이터는 정책이 되고 분석 결과는 생명을 살리는 지시서가 된다는 인사이트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