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물리 세계 지배할 공간 운영체계 선점√ 지도가 하드웨어를 조종하는 시대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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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디지털 트윈 그룹 정원조 리더(사진=김영도 기자). © 커넥트 데일리 |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네이버가 온라인 플랫폼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물리적 공간을 통합 관리하는 공간 운영체계 선점을 공식화했다.
지난 23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한국측량학회 기조연설에서 네이버 랩스 정원조 책임 리더는 ‘네이버 디지털 트윈 XR’이라는 주제로 한 공간 지능 비전을 제시했다.
정 리더는 “기존 네이버가 일상생활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다시 물리적 공간으로 나가 서비스를 확장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구축한 디지털 트윈을 통해 현실 세계의 운영체계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랩스 연구의 핵심은 로봇의 뇌를 몸체에서 분리해 클라우드로 옮긴 브레인리스 로봇 구조에 있다.
정 리더는 “로봇의 뇌를 클라우드로 올리는 구상을 실현한 아크(ARC: AI-Robot-Cloud) 시스템을 통해 디바이스 가격을 낮추고 확장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로봇의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공간정보인 디지털 트윈에 대한 의존도를 무한대로 끌어올린다.
과거 지도가 로봇의 주행을 돕는 보조 도구였다면 이제는 지능을 가진 지도가 뇌가 없는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공간 운영체계 시대가 열린 것이다.
고도화된 디지털 트윈이 없으면 로봇은 작동할 수 없다는 강력한 종속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공간정보를 로봇 산업의 최상위 권력으로 격상시켰다.
기존 측량학의 근간을 흔드는 ‘비주얼 로컬리제이션(VL)’ 기술의 파괴력도 공개됐다.
정 리더는 “GPS 음영 지역에서도 카메라만으로 위치를 추정하는 ‘비주얼 포지셔닝 서비스(VPS, Visual Positioning Service)’를 통해 롯데월드 전체를 한 명이 4시간 만에 스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위치의 기준을 수치적 좌표에서 시각적 데이터 매칭으로 이동시킨다.
부연하면, 기계에게 위치란 좌표값이 아닌 ‘내가 보고 있는 이 모습이 디지털 트윈의 어느 지점인가’를 확인하는 인덱싱의 영역으로 전환된 것으로 위치의 기준이 수치적 좌표(x, y, z)에서 시각적 데이터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네이버가 코엑스와 강남역 등 주요 거점에서 확보한 대규모 시각 데이터는 향후 측량 산업이 데이터 구축에서 이미지 인덱싱 산업으로 전이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강연에서 기술적 정점으로 꼽힌 것은 사진 한 장으로 공간을 추론하는 ‘3D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의 실용화다.
네이버 랩스가 개발한 더스터(DUST3R)와 마스터(MAST3R) 모델은 촬영 조건에 대한 제약 없이 사진 속 데이터 관계를 파악해 3차원 공간을 재구성하며 수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던 기존 측정 방식을 AI 모델의 추론으로 대체하며 구축 경제학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정 리더는 “애플, 구글, 메타보다 기술 스코어가 2배 정도 높아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네이버 랩스는 2024년 국제 학회 챌린지 1위를 차지한 이후 현재 대회의 심사역을 맡을 정도로 공간 지능 분야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 랩스는 이 모델을 실제 기기에서 구동하기 위해 메모리 사용량을 90% 이상 절감한 ‘디바인(DeVIn)’ 인코더도 함께 선보였다.
인적 개입 없이 AI가 공간을 스스로 구현하게 함으로써 물리 세계의 모든 틈을 데이터로 메우는 공간 운영체계 선점이 네이버의 최종 목표다.
사우디아라비아 5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 수주는 이러한 공간 운영체계의 수출 사례로 평가받는다.
정 리더는 “사우디 주택부와 협력해 홍수 시뮬레이션 및 불법 건축물 규제 등 행정 알고리즘을 디지털 트윈 위에 결합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사우디에 지도를 판 것이 아니라 지도 위에서 구동되는 행정용 운영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공간정보가 국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인프라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데이터 권력이 곧 행정 권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모든 물리적 이동이 네이버 클라우드와 초저지연 5G망에 연결되어야 가능한 ‘공간의 구독화’ 비전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 리더는 “공간정보가 보는 도구에서 움직이는 지능으로 변모했다”며 “공간 운영체계 생태계에서의 독자적 가치를 확보해달라”고 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