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 AI 인프라 외면한 국가 인공지능 정책√ 자율주행 304장, 공간정보 32장으로 전체 물량 1%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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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국가 인공지능 사업 선정 결과가 공식 발표되면서 대한민국 인공지능 생태계 육성 정책의 현주소가 명확해졌다.
지붕부터 올리는 AI 국책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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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처에서 제출한 121개 과제 중 52개 과제가 치열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지만 미래 첨단 산업의 핵심 기반 인프라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의 공간정보 지오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은 애초 요구한 컴퓨팅 자원의 절반 수준인 단 32장 확보에 그쳤다.
첨단 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범국가적 인공지능 고속도로 인프라를 탄탄히 깔겠다는 원대한 목표 아래 속도감 있게 추진된 대규모 국책 사업이지만 자율주행, 산업 특화 대형언어모델, 스타트업 육성 등 응용 서비스 분야에 쏠린 모습이다.
국가 인공지능 사업(프로젝트)은 국가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 국정과제 이행 등 범국가적 인공지능 혁신을 위해 부처별 사업과 연계해 정부 그래픽 처리 장치 자원을 지원하는 사업(프로젝트)이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총 1조 4,600억 원이 편성되면서 막대한 규모의 국가 재정으로 민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통해서 1만 3천 장의 첨단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추경 예산으로 확보한 1만 장의 배분 비율을 살펴보면, 산업계 30%, 학계 및 연구계에 20%를 배정하고, 국가 프로젝트 전략 트랙(Strategic Track)에 가장 많은 50%의 자원을 할당하는 방향으로 사업안이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확보한 전체 물량 중 정부 활용분 3천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을 이달부터 부처별 국가 프로젝트 과제 수행에 전격 지원하기로 하면서 작년 12월 24일부터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수요 조사를 통해 접수된 신청서는 올해 2월 중 전문가 평가 및 심사위원회 사전심사를 거쳐, 지난달 3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통해서 최종 지원 규모와 프로젝트가 확정됐다.
특히 국가 프로젝트에 배정된 막대한 물량 중 절반가량은 독자적인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영역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세부 지침도 마련했다.
범부처 수요 접수 결과는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총 28개 부처에서 121개 과제가 제출되는 등 치열한 연산 자원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제별 전문가 인터뷰를 포함한 조정위원회를 열어 그래픽 처리 장치 지원 규모를 면밀히 검토하고 조정한 뒤, 25개 부처의 총 52개 과제를 2026년도 국가 인공지능 사업으로 최종 확정했다.
과기부의 부처별 최종 배분 내역을 살펴보면 총 2,832장의 첨단 장비가 52개 과제에 나뉘어 편성됐으나 특정 응용 산업 분야로 자원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 및 인공지능 미래 차 인공지능 통합학습 기반(E2E) 자율주행 모델 고도화 과제 단 한 건에 무려 304장의 자원이 쏟아졌다.
자율주행과 로봇을 구동하는 인공지능 통합학습 기반(E2E)을 검증하려면 현실과 똑같은 디지털 트윈 환경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트윈과 같은 가상 훈련장인 3차원 고정밀 전자지도 및 공간 데이터 갱신 체계 고도화를 위한 공간 데이터 생산 지능화 구축은 연산 자원 배분 경쟁에서 당초 신청한 물량의 절반인 32장(전체 물량의 1.13%)을 확보하는 데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기초 공사를 생략한 채 지붕부터 올리는 정책적 모순을 초래하면서 국토지리정보원은 한정된 컴퓨팅 자원을 쥐고 공간정보의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한국형 알파어스의 험난한 과업을 완수해야 하는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산업 특화 기초 모형 사업(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역시 256장이라는 거대한 자원을 배정받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안한 혁신 인공지능 새싹 기업(스타트업) 전략 기술 상용화 및 인공지능 전환 가속 사업도 200장의 자원이 편성되면서 최상위권 배분을 차지했다.
전시성 행정으로 모래 위에 짓는 K-AI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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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연산 자원의 최종 배분 성적표는 정부 인공지능 정책 방향성에 깊게 뿌리내린 구조적 모순과 근시안적 행정이 깔려 있다.
사전 심사를 주관한 심사단은 과제 검토 시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세워 가장 큰 비중인 40점을 인공지능을 통해 실현 가능한 주요 국정과제 여부를 묻는 국가 전략적 중요성에 배정했고, 국가전략기술 분야 인공지능 혁신 달성 가능성을 묻는 기술ㆍ사회적 파급효과에 30점, 민간 투자가 어려운 고위험 영역인지 묻는 정부 주도 수행 필요성에 30점을 각각 배점했다.
평가 지표상으로 국가 전략적 중요성과 공공 인프라 혁신성을 최우선 척도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자원 배분 결과표는 언론과 대중에게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홍보하기 유리한 소비 단말(Front-end) 중심의 응용 서비스에 편중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지능형 모빌리티, 정밀 의료 인공지능, 자율형 로봇 산업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방대한 공간정보 기반으로 하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근시안적인 전시성 행정으로 기형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일례로 자율주행 차량이 예기치 못한 도심 환경 속에서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 변화하는 도로 형상과 지형지물 정보가 즉각적으로 반영된 센티미터 급의 3차원 고정밀 전자지도가 실시간으로 공급돼야 한다.
최근에는 테슬라(FSD v12)를 필두로 영국의 웨이브(Wayve) 등은 고정밀 전자지도 없이 센서 데이터(카메라 중심)를 직접 주행 제어로 연결하는 종단간(End-to-End, E2E) 인공지능 모델을 상용화 및 고도화하고 있다.
또 웨이모(Waymo)나 크루즈(Cruise), 현대차 등은 레벨 4 이상의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해 안전성과 정밀 측위를 담보하는 고정밀 전자지도를 여전히 핵심 센서 퓨전의 일부로 활용하는 모습이 상존한다.
또 재난 대응 및 예측 시스템 역시 지형의 세밀한 고도차, 노후 건축물의 구조, 하천의 범람 위상 등 정확한 융복합 공간정보가 바탕이 되어야만 과학적인 시뮬레이션 전개가 가능하다.
공간 데이터는 모든 첨단 디지털 산업의 가장 밑바탕을 이루는 토대이자 필수 인프라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데이터 생산 공정을 지능화하고 갱신 주기를 혁신하는 원천 기반 구축 사업에는 필수 연산 자원을 대폭 삭감하고, 정작 최신화된 공간정보 기반 데이터 위에서 구동되어야 할 자율주행 모델에 수백 장의 자원을 쏟아붓는 것은 심각한 정책적 불균형이라는 지적이다.
부처별 정치적 협상력과 배후에 진을 친 산업 생태계 규모 격차 또한 연산 자원 쏠림을 심화시킨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백 장의 막대한 자원을 싹쓸이한 자율주행, 대규모 언어 모델, 로봇 산업의 이면에는 국내 굴지의 거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과 완성차 대기업들의 막강한 자본력과 압도적인 시장 수요가 버티고 있다.
반면, 국가 공간정보는 국민 일상과 직결된 공공재적 성격이 짙고 민간 투자가 매우 어려운 고위험, 고비용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중소기업 및 공공기관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 보니 범정부 예산 확보전에서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 입김이 턱없이 부족하다.
![]() ▲ 커넥트 데일리 사공호상 편집위원장(전 국토지리정보원장) © 커넥트 데일리 |
커넥트 데일리 사공호상 편집위원장(전 국토지리정보원장)은 이번 연산 자원 배분 결과에 대해 “치열한 부처 간 경쟁 속에서 공간정보 기반 구축 사업이 국가 과제로 선정된 것 자체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리 법칙이 적용된 공간 데이터가 미래 AI 산업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입증되었으며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산업계 전반이 공간 AI 리터러시를 내재화하고 기술 수용 역량(Capacity)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만 다가올 변화에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정한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간정보 산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글로벌 인공지능 트렌드가 공간 지능(Spatial AI)으로 급변하면서 관련 인프라 투자가 국가 디지털 주권의 필수 요소가 되는 가운데 주무 부처의 선제적 대응 실패와 협상력 부재를 지적했다.
![]() ▲ 인터뷰 대상자가 익명을 요구해 익명자의 사진 대신 나노바나나2로 이미지를 생성했습니다(사진=나노바나나2).. © 커넥트 데일리 |
그는 “국토교통부가 수년 전부터 예견된 공간 인공지능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친 측면이 크다”면서 “정부 내 연산 자원 할당이 부처 간 정치적 협상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번 배분 경쟁에서 공간정보 분야의 목소리를 대변할 역량이 부족했던 점은 국토부가 냉정하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글로벌 인공지능 트렌드는 거대언어모델(LLM)에서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과 공간 지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해 활동할 무대는 결국 물리적 공간뿐이므로, 지오 스페이셜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투자는 디지털 주권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기반 인프라 투자를 경시한 채 화려한 상위 서비스 고도화에만 매몰된 현재의 정책 기조가 수정되지 않으면 결국 낡은 시대에 뒤쳐지는 지리 데이터로 미래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병목 현상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국가 인공지능 생태계 전체의 성장 동력이 상실될 잠재적 위험성을 내재한 채 국가적인 인공지능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K-Alpha Earth, 공간정보 생산 패러다임 전환 예고
열악한 자원 할당과 평가 절하 속에서도 국토지리정보원의 한국형 알파어스 과제가 치열한 121개 과제 경쟁을 뚫고 52개 국가 인공지능 사업 중 하나로 살아남은 사실은 시대적 요구로 공간정보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당위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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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어스 프로젝트는 정부가 오랫동안 파편적으로 관리해 온 건축물 인허가 설계도서 및 행정정보와 항공영상, 위성영상, 라이다, 수치표고모델(DEM), 국가기본도 등 방대한 시계열 공간정보를 하나의 인공지능 체계 안에서 통합 학습하는 멀티모달 지오스페이셜 파운데이션 모델(GeoSpatial Foundation Model) 구축 사업이다.
알파어스 인공지능 모델이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국가기본도 생산 및 관리 체계에 전례 없는 혁명과 같은 시대적 변화를 가져오고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 지표로 물리적 공정 병목 현상의 완벽한 개선과 막대한 국가 예산 운용의 효율성이 현실적으로 반영된다.
현재의 국가기본도 및 고정밀 전자지도 갱신 체계는 인력 중심의 수작업 추출과 후처리 방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대규모 공간 데이터의 신속한 최신화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재래식 제작 방식으로는 10㎢ 면적의 실감정사영상을 하나 생성하는 데 무려 96시간, 즉 업무일 기준으로 4일이라는 긴 시간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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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리정보원 지리정보과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정합 기술과 자동 객체 추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실감정사영상 생성 총 소요 시간을 10㎢당 10시간으로 대폭 단축하겠다는 과감한 성과 목표를 가지고 알파어스 사업을 수립했다.
전체 처리 시간을 90% 이상 단축하고 공정 효율을 10배 이상 향상시키는 놀라운 목표를 가지고 혁신적인 AI 생산 공정 자동화를 통해서 지도 데이터 갱신 주기의 개념 자체를 뒤바꾼 것이다.
민원인이 건축 인허가 시 제출한 도면이나 건축정보모델(BIM)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즉각적으로 인식하고 2차원 지도 및 3차원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자동 생성한다.
결과적으로 특정 건물이나 시설물이 준공됨과 동시에 행정 이벤트를 기반으로 국가기본도와 3차원 건물 정보가 실시간으로 자동 갱신되는 완벽한 지능형 갱신 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
수작업 중심의 도화 업무와 품질 검사도 인공지능 자동화로 전환되면 2026년 기준 국가기본도 수정 및 정사영상 제작 등에 편성된 502억 원 규모의 비연구개발 예산 중 30%가량의 막대한 세금을 매년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과거 아날로그 데이터의 디지털 자산화 역량도 알파어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독보적인 활용성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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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무려 50년 동안 축적되어 잠들어 있던 방대한 흑백 항공사진을 인공지능에 집중적으로 학습시키고 국토의 물리적 변화를 스스로 이해하고 추론하는 피지컬 AI로 시각적 월드 모델(Visual World Model)을 새롭게 개발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과거의 흑백 영상을 선명한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로 복원하고 노이즈를 완벽하게 제거하면서 국가 차원의 시계열 디지털 트윈 분석 인프라로 안정성 있게 재공급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건축 인허가 행정 처리 절차에도 혁신을 불러온다.
방대한 법령과 조례 규정을 학습한 전용 대형언어모델(LLM)로 복잡한 설계도서의 법적 적정성을 자동으로 판별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인공지능이 근거 조항과 체크리스트를 자동 생성,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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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직 공무원들이 해당 업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도 프로세스의 자동화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 일선 지자체의 건축물 인허가 행정처리 소요 기간을 통상 한 달에서 1주일 이내로 파격적으로 단축시켜 국민 편익 증진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국토지리정보원 입장에서 컴퓨팅 자원 배분량이 애초 목표보다 32장으로 줄었지만, 약 16억 원어치에 이르는 최신형 그래픽 처리 장치를 전액 국가 지원으로 무상으로 임차받은 것이다.
첨단 인프라 구축의 초기 자본 리스크를 털어낸 공간정보 산업계 입장에서 국가 인공지능 혁신 도약을 향한 더없이 훌륭한 마중물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