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데일리=최한민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는 11월 27일 새벽, 사상 첫 야간 발사이자 민간 주도의 첫 도전을 위한 발사대에 오른다.
우주항공청은 30일 누리호 4차 발사 일정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되는 일정의 발사 시각은 오는 11월 27일 0시 54분부터 1시 14분 사이로 발사 하루 전 최종 확정된다.
이외에도 날씨 등의 변수에 대비해 발사 예비일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로 설정했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 역사상 처음으로 새벽에 시도되는 점이 큰 특징이다.
그동안 1차 발사는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2차는 2022년 6월 21일 오후 4시, 3차는 2023년 5월 25일 오후 6시 24분에 이뤄졌다.
모두 해가 떠 있는 시간대거나 저녁 무렵이었지만 이번 4차 발사는 어둠 속에서 기술진이 준비를 마치고 쏘아 올려야 한다.
야간 발사가 결정된 이유는 이번 발사의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이 위성은 중량 577㎏으로 지구 상공 약 600㎞의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해 임무를 수행한다.
태양동기궤도는 위성이 북극과 남극 상공을 지나는 경로로, 특정 지역을 비슷한 태양 고도에서 관측할 수 있어 매번 유사한 조건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위성을 이 궤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새벽 1시 전후 발사가 최적이기 때문에 이번에 야간 발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누리호 4차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외에도 초소형 부탑재위성 12기가 함께 실린다.
이들 위성은 항공우주연구원과 같은 정부출연연구기관, 스페이스린텍ㆍ한컴인스페이스 등 민간기업, 서울대학교와 인하대학교 등 대학이 제작해 실험과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발사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다.
누리호 기술을 넘겨받은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과 발사 준비 전 과정을 주도하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 기관이 중심이었던 발사와 달리 민간이 앞장서는 민간 주도의 발사로 전환되는 상징적 계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에서 누리호의 조립과 전기장치, 구성품 관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다.
누리호의 4차 발사는 우리나라가 ‘뉴 스페이스’, 즉 민간이 주도하는 상업적 우주개발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경우 이미 2010년대부터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 ‘팰컨9’을 앞세워 세계 발사체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번 발사를 계기로 민간의 비중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향후 누리호 5ㆍ6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참여 비중이 더욱 확대된다.
내년과 2027년에 예정된 발사에서 민간 중심 우주개발의 흐름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은 현재 발사대 시스템 성능 점검과 야간 운용 훈련을 마쳤으며 발사 중 비상 상황에 대비한 종합훈련도 군ㆍ경찰ㆍ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내달 말에 진행한다.
우주항공청 윤영빈 청장은 “3차 발사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의 도전이지만 우주항공청과 항공우주연구원, 체계종합기업이 한 팀으로 힘을 모아 발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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