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선과 소나(SONAR)가 여는 해저 탐사의 미래

자율ㆍ친환경ㆍ정밀 기술로 블루오션 개척

최한민 기자 | 기사입력 2025/09/08 [17:22]

무인선과 소나(SONAR)가 여는 해저 탐사의 미래

자율ㆍ친환경ㆍ정밀 기술로 블루오션 개척

최한민 기자 | 입력 : 2025/09/08 [17:22]

▲ 최근 무인선과 정밀 소나를 결합한 해저 탐사 및 측량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사진=ChatGPT).  © 최한민 기자


(커넥트 데일리=최한민 기자) 해저 탐사와 측량은 한때 고비용ㆍ고위험의 유인 조사선에 의존했지만 최근 무인선과 정밀 소나(SONARㆍSound Navigation And Ranging)를 결합한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다.

 

심해 케이블 경로 조사, 해상 풍력 입지 분석, 항만 안전 관리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정밀 데이터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무인 자율 플랫폼은 동일한 품질의 자료를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IT 기업 메타가 북대서양에서 무인 자율선과 소나 장비를 활용해 심해 케이블 경로를 매핑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다.

 

그동안 해양 공간정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 주일 이상 선박과 인력이 투입돼야 했지만 무인 자율 플랫폼은 동일한 품질의 데이터를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심해를 장거리로 연속 스캔하는 자율 무인선


▲ 세일드론의 자율 무인 수상선의 모습.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장기간 항해하며 해양, 기후, 해저 탐사 데이터를 수집한다(사진=Saildrone).  © 최한민 기자


미국의 무인 해양 플랫폼 전문기업 세일드론(Saildrone)은 풍력과 태양광을 동력으로 삼는 자율 무인 수상선(USV)을 개발해 항만 기항 없이 수 주일간 바다 위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대표 장비 서베이어(Surveyor)의 선체 하부에는 Kongsberg사의 EM304 MKII 심해용 다중빔 음향측심기가 탑재돼 수백 개의 음파를 동시에 발사하고 수신하며 해저 지형을 그려낸다.

 

이 장비는 수심 5,000m가 넘는 깊은 바다에서도 최대 10km 폭을 스캔하며 반사 신호를 분석해 수심, 경사도, 백스캐터(반사 강도) 데이터를 산출한다.

 

세일드론은 지난해 북대서양에서 메타와 함께 총 26일 동안 4,500km 이상의 심해 케이블 경로를 연속 매핑해 케이블 설계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했다.

 

수집된 원시 데이터는 위성 통신을 통해 실시간 전송돼 원격 분석팀이 즉시 품질을 검증했고 최종적으로 해저 지형 모델과 케이블 경로 분석 보고서로 완성됐다.

 

인력이 승선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낮고 기존 조사선 대비 탄소 배출은 243톤 줄어드는 성과를 거둔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 실시간 플랫폼으로 풍력단지 지원


▲ 엑스오션의 초저탄소 무인선의 모습. 풍력단지 해역에서 운항 중인 무인 자율선이 다중빔 소나를 발사해 해저 지형을 정밀 스캔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색상 지도로 변환돼 케이블 경로 설계와 해양 구조물 설치에 활용된다(사진=XOCEAN).  © 최한민 기자


아일랜드의 해양 데이터 솔루션 기업 엑스오션(XOCEAN)은 초저탄소 무인선을 활용해 기존 유인 조사선 대비 탄소 배출량을 0.1% 수준으로 낮추면서 해양 데이터를 수집한다.

 

선박에는 다중빔 음향측심기(MBES)와 서브바텀 프로파일러(SBP)가 탑재돼 해저 지형뿐 아니라 지하 수십 미터의 퇴적층 구조까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는 위성이나 LTE를 통해 클라우드로 실시간 전송되며 QPS사의 QINSy, Qimera 소프트웨어에서 바로 편집 가능한 형식으로 변환된다.

 

이를 통해 현장에 기술자가 없어도 원격으로 품질 검수와 데이터 편집이 가능해 프로젝트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엑스오션은 지난 2021년 영국 Dogger Bank C 풍력단지에서 1,750km 구간의 케이블 경로를 조사했고 아일랜드 연안에서는 2만 km 이상의 항로를 탐사하며 7만 GB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약 48.6GW 규모의 풍력 프로젝트를 지원했으며 현재 30척 규모의 무인선 함대를 5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고해상도 소나로 3cm급 영상 구현


▲ 크라켄 로보틱스의 예인형 합성개구소나 ‘카트피시(KATFISH™)’ 장비가 조사선에 탑재된 모습. 해저 지형을 고해상도로 매핑하는 데 활용된다(사진=Kraken Robotics).  © 최한민 기자


캐나다의 해양 기술 기업 크라켄 로보틱스(Kraken Robotics)는 합성개구소나(SAS)를 기반으로 한 예인형 장비 카트피시(KATFISH™)를 통해 해저 영상을 3cm급 고해상도로 구현한다.

 

합성개구소나는 여러 차례의 음파 신호를 누적하고 합성해 일반 소나보다 훨씬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이 장비는 최대 400m 폭을 균일한 해상도로 스캔하며 해저 구조물이나 케이블, 지반 상태를 정밀하게 판독할 수 있다.

 

데이터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전송돼 즉시 품질 검증이 가능하고 후처리를 거쳐 GeoTIFF, 포인트 클라우드, CAD 호환 형식으로 제공된다.

 

지난해 호주 항만 프로젝트에서는 수천 km의 항로를 5개월간 무중단 조사해 성능을 입증했고 올해는 합성개구소나와 ‘씨파워(SeaPower) 리튬 배터리’를 결합한 장비로 1,300만 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국방 및 에너지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혔다.

 

또한 자동 발사ㆍ회수 시스템(ALARS)은 해상 상태 5에서도 장비를 자율적으로 투입하고 회수할 수 있어 인력 위험을 줄이고 조사 효율을 높인다.

 

이러한 해외 기업들의 시도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는다.

 

심해용 다중빔 음향측심기를 장착한 무인선, 초저탄소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 3cm급 해저 영상을 구현하는 합성개구소나는 모두 데이터 품질ㆍ안전성ㆍ환경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국내 해양 측량 및 지도 구축 업계도 해저 케이블 경로 설계, 해상 풍력 단지 입지 조사, 항만 안전 관리 등에서 유사한 수요를 맞닥뜨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상 풍력 개발과 해양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있어 무인화 장비와 정밀 소나, 실시간 데이터 체계를 어떻게 도입하고 융합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앞으로는 국제 표준에 맞춘 데이터 품질 관리 체계와 무인선 운영 규정, 친환경 운항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국내 업계가 준비해야 할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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