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데일리=사공호상 교수ㆍ전 국토지리정보원 원장) 공간정보 기술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가 있다. 바로 ESRI User Conference다. 이 행사는 매년 7월 미국의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특정 제품을 넘어 공간정보기술의 발전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는 가늠자가 되고 있다.
이 행사가 전하는 올해의 주제, 즉 메시지는 “GIS-Uniting Our World”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서 공간 데이터의 수집, 분석, 활용 등 모든 영역과 과정이 통합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금년도 컨퍼런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내용은 ▲인공지능과 GIS 통합 강화 ▲클라우드 기반의 GIS 서비스 ▲실시간 데이터 처리 및 분석 ▲3D GIS 및 디지털 트윈 기술의 발전 등이다.
ESRI UC를 통해서 본 선진 공간정보 기술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내장(embedded)된 수준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명시적인 용어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공간 데이터의 수집, 분류, 분석, 시각화 등 모든 과정에 머신/딥러닝이 활용되고 자연어를 통해서 공간정보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공간정보는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통합화, 자동화, 실시간, 활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컴퓨터 비전, 이미지 처리, 패턴인식 등과 같은 AI 기술은 항공사진, 위성영상, 드론영상, GPS, 수치지도 등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통합한다. AI 알고리즘은 대량의 공간데이터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식생, 건물, 도로 등 지리적 특징을 식별하고 추출할 수 있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AI 기술 덕분에 데이터 처리 및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실시간 대응능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활용하여 공간데이터와 인간 언어 간의 상호작용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상과 같이 GeoAI는 업무의 효율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공간정보 기업은 현재 두 가지 형태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ㆍ활용하고 있다.
하나는 ArcGIS와 같은 상업용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서비스나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온라인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분석도구를 활용하거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API와 SDK를 이용하여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이 방법은 복잡한 과정을 클라우드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로컬 리소스를 절약하고 협업과 공유가 용이하며 인공지능 전문가를 고용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오픈소소를 활용하여 직접 개발하는 방법으로, GitHub, GitLab, SourceForge 등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찾아 활용한다. 이때 라이선스 조건을 잘 파악하고 프로젝트 구조와 코드를 분석하여 작동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요구에 맞게 코드를 수정하거나 기능을 추가하여 자신의 버전을 만든다.
이 경우 지속적으로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기술의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새로운 기술을 학습해야 한다. 오픈소스는 개발시간을 단축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만 인공지능 전문가와 하드웨어, 연산처리 리소스 등 독자적인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GeoAI가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GeoAI를 직접 개발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상용 플랫폼을 활용하면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행정망과 인터넷망이 분리되어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클라우드 플랫폼이나 쳇GPT를 사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공간정보 기업의 규모가 작아서 인공지능 기술개발 여건이 열악하다.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기업도 부문별 AI 기술을 하나로 통합하여 대기업의 기술 종속을 회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실정에 맞는 GeoAI는 우리 기술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사공호상(司空昊相) 대학에서 토목공학,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석사)과 도시공학(박사)을 공부했다.
국토연구원에서 30여 년간 위성원격탐사와 GIS, 공간정보 정책을 연구하면서 GIS연구센터장,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소장, 공간정보연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3년간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국토’의 기반을 다졌다. 국가공간정보위원회ㆍ국가지명위원회ㆍ중앙지적위원회 위원과 한국지리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대학교 부동산지적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보고서로 ‘초연결 시대에 대응한 공간정보 정책 방향 연구(2016)’,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차세대 국가공간정보 전략연구(2017)’ 등이 있으며 저서로 국내 공간정보 정책의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의 공간정보 정책(회고와 전망)’을 2023년 3월 발행했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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