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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화석 임헌량 과장 퇴임 회고록 발간

35년 공직생활 회고록으로 국가의 근간 담아 깊은 울림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4/07/08 [18:09]

살아있는 화석 임헌량 과장 퇴임 회고록 발간

35년 공직생활 회고록으로 국가의 근간 담아 깊은 울림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4/07/08 [18:09]

▲ 35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측량인으로 돌아간 전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임헌량 과장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측지 분야의 전문가로 정년을 맞아 35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살아 있는 화석’이 된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임헌량 전 과장이 퇴임과 동시에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길을 걷다’라는 책을 출간해 깊은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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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 전 과장이 지난 35년간 공직자로서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의 터전이자 국가의 근간에 대한 이야기를 과거의 역사부터 현재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혜안과 통찰력으로 진솔하게 담았다.

 

임헌량 전 과장은 측지 및 공간정보를 담당하는 기술직 공무원으로, 국토교통부와 국토지리정보원을 오가며 지도과, NGIS, 제도과, 산업과, 정책과, 국가공간정보센터 등 22개의 관련 부서에서 국토정보 정책 수립과 실무를 견인해왔다.

 

특히 국토지리정보원 기획정책과장을 역임하면서 두 차례 원장 직무대리를 맡는 등 측지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기술직 공무원으로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

 

그의 저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길을 걷다'는 회고록 성격이 크지만 공간정보 분야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통해 그의 염원을 읽을 수 있으며, 측량과 공간정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해 가독성을 높였다.

 

임 전 과장은 “국토정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 온 공직자로서 동료들과 함께해 온 노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아쉬움을 담았다”면서 “마저 다하지 못한 채 공직을 떠나는 입장에서 앞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그간의 경험들을 제공하고자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 전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임헌량 과장

 

정년퇴임을 5개월여 앞두고 그동안 모아 온 자료들을 정리하고 수집하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길을 걷다’는 약 300페이지 분량의 총천연색으로 제작되어 사진과 자료 이미지를 보다 선명하게 제공해 시각적인 이해를 돕는다.

 

또 편집 구성도 직접 편집한 것처럼 지난 35년간 사용자 중심의 정책 수립이라는 한결같은 그의 아젠다와 이상향이 세세한 정성으로 배어 나온다.

 

목차를 살펴보면 크게 저자인 임헌량 전 과장을 중심으로 공직생활의 시작과 국토지리정보원에 대한 의미를 확립하고, 후배들에게 좌로나 우로 흐트러지지 않는 공직자의 윤리관과 공간정보 분야가 나가야 할 방향성까지 세밀하게 제시해 놓았다.

 

임헌량 전 과장은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를 시작할 때 상대방이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부터 묻는 것처럼 지리정보는 개인과 세상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이라고 말한다.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지도를 통해 세상을 연결했듯이 국토지리정보원도 국가기본도 제작을 통해 사람과 지역, 더 나아가 세상을 연결하는 시작점이라는 설명이다.

 

김정호 선생이 만든 대동여지도 역시 당시의 주요 산맥과 하천, 도시와 마을 등 행정구역과 도로 및 교통망 외에도 문화적 요소를 포함한 각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했다.

 

특히, 대동여지도가 국고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사비를 털어 제작되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고 정치적으로도 외세 침략에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하여 주변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조선후기의 그러한 사정은 현재에도 투영되는 모습인데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국가의 근간을 제대로 세울 수 없는 어려움이 여전하고, 안보와 직결된 정보 공개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가 공간정보 고도화와 활용에 대한 여력은 미진해 보인다.

 

임헌량 전 과장은 “데이터 중심에서 다양한 사용자 활용 중심으로 정책이 수립되고 실무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상이 반영되지 못한 정책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 시대로 접어드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수치지도 2.0 버전을 만들기 시작한 2000년부터 20여 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국토정보 정책이 선순환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저서를 통해 미래 공간정보 구축을 위한 설계로 건물, 도로, 교량, 하천 등 인공 및 자연 지형지물의 객체에 주민등록번호처럼 ‘공간객체등록번호’를 부여해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부터 공간객체등록번호를 부여하는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2015년 도로 객체에도 공간객체등록번호를 부여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데이터 모델에 대한 정립 의지가 희미하고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없어 퇴보 상황인데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전체적인 설계와 시행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공직자 부족과 불균형적인 인사 시스템이 악화일로를 초래하고 있다.

 

임헌량 전 과장은 “공간객체등록번호는 공간정보가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전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임헌량 과장

 

아울러, "데이터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되어 사용자 관점에서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며, "공간정보가 단순 바탕 지도의 기능에서 벗어나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eo AI(공간정보 인공지능) 역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의 정확성이나 표준화 등 데이터 규격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의지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임헌량 전 과장은 “미래가 있어야 현재의 가치가 있고 이를 준비한 과거가 있기에 미래가 탄탄하게 끌어나갈 수 있다”며 조선 후기 당대의 혁신가였던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후예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강조했다.

 

지난 35년이라는 공직생활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며 설계하고 쌓아 온 시간이었기에 미래에 대한 가치를 만드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그의 기대와 설명이다.

 

▲ 전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임헌량 과장

 

*기사 좌표값 : 위도 약 37.2512° N / 경도 약 127.0535°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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