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주항공청은 25일 대전 DCC컨벤션센터에서 국내 독자 5인승급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기 개발을 위한 산·학·연 의견수렴 및 추가 공공수요 발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사진=우주항공청). © 커넥트 데일리
|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우주항공청이 2028년부터 2032년까지 5년간 배터리와 내연기관 엔진을 혼용하는 ‘5인승급 하이브리드 수직이착륙기’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우주항공청은 25일 대전 DCC 컨벤션센터에서 산학연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공청회를 열고, 시제기 4대 확보 및 핵심 부품 국산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항속거리 200km 이상, 운항시간 60분 이상, 유상하중 600kg 이상을 목표 제원으로 설정하고 기존 도심항공교통 기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K-UAM 로드맵을 중심으로 소음과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 순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상용화를 정책적으로 지향해 왔다.
우주항공청의 하이브리드 전환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짧은 비행시간과 항속거리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타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배터리, 발전기, 내연기관, 분산추진 모터를 동시에 탑재하는 파워트레인은 단일 동력원 대비 기체 구조의 복잡성이 가중된다.
이종 동력계의 결합은 기체 공전중량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엔진 열 변형과 배터리 열화에 따른 정비 요소(MRO)를 이원화하여 고장률과 운용 비용을 높인다.
또 엔진 가동에 따른 배기가스 배출과 폭발음은 도심 내 버티포트 진입 시 환경 및 소음 규제 충족을 어렵게 만드는 치명적 요인으로 작용된다.
무엇보다 5인승 탑승 용량과 200km 항속거리는 기존 소형 상용 헬리콥터의 운용 영역과 정확히 중첩된다는 점이다.
순수 전기추진이 제공하는 저렴한 전기 에너지 단가와 정비비 절감 효과가 사라진 하이브리드 기체는 헬리콥터 대비 실질적인 운항 채산성 편익을 내기 어렵다.
조종사를 제외하면 실제 탑승할 수 있는 승객은 4명에 불과한 구조적 한계는 좌석당 비행거리 비용을 상승시켜 대중적 운임 설정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고가의 운임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도심 대중교통망으로의 흡수는 불가능하며 과거 실패했던 헬리콥터 에어택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짙다.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물리적 특성상 집중호우, 폭설, 강풍 등 기상 악화 시 법적 운항 통제에 따라 불시에 비행이 중지된다.
대중교통의 정시성이 마비되면 버티포트 임대료와 인프라 유지비 등 막대한 고정비를 회수하지 못해 사업 전체의 경제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비 448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국산 1호 실증기 ‘OPPAV’ 원천 기술이 민간 양산 기업으로 이전되지 못하고 방치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주항공청 사업 역시 상업적 대량 양산이나 부품 소재를 담당할 민간 제조사 생태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시제기 제작에 그칠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도심항공교통 및 드론 전용 무선 주파수 채널이 확보되지 않아 다중 공용 채널을 사용하는 통신 인프라의 미비점도 운항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200km 이상의 광역 비행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3차원 정밀 공간지도와 공중 항로(Corridor) 최적화, 초저고도 기상 데이터 연계 인프라 구축이 선제 조건이 돼야 한다.
더욱이 국토교통부의 기존 도심 운용 정책과 우주항공청의 하이브리드 개발 정책 간 상충 요인을 조율하는 정부 차원의 통합 가이드라인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오는 11월 과학기술혁신본부 연구개발 사업 신청을 앞두고 기술적 실용성과 대중적 채산성에 대한 냉정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제조 생태계와 통신 및 공간 인프라가 결여된 기술 개발은 과거 R&D 고립 잔혹사를 반복하는 결과만 재생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