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M 2028 상용화 실현 가능할까?√ 제주 하늘 수놓은 독일 볼로콥터, 기술 종속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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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도심항공교통서비스 쇼케이스 행사에 재등장한 독일 볼로콥터‘VOLO 2X’(사진=제주특별자치도). ©커넥트 데일리 |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정부가 2028년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목표로 대대적인 비행 시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산 상용 기체가 아닌 외산 기체가 쇼케이스에 재등장해 전시성 행정의 민낯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는 29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휘닉스 아일랜드 일원에서 ‘제주 UAM 서비스 쇼케이스’를 열고 2028년 초기 상용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독일 볼로콥터사의 유인 기체인 ‘VOLO 2X’에 조종사가 투입돼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인근 해상 공역을 비행하며 관광과 공공서비스 운항 모델을 시연했다.
앞서 정부는 2021년 김포국제공항 시연에 이어 이번에도 독일 볼로콥터사의 해외 완제품 기체로 비행 장면을 연출하며 정책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반복되는 외산 기체 시연
![]() ▲ 독일 볼로콥터 ‘VOLO 2X’(사진=제주특별자치도). © 커넥트 데일리 |
과거 김포공항에 등장했던 독일 볼로콥터 기체가 5년 만에 제주 쇼케이스에 다시 소환된 배경에는 안전성과 전시성 확보라는 행정 편의주의가 깔려 있다.
여객 운송용 항공안전기준인 감항인증을 통과한 국산 상용 완제품 기체가 단 한 대도 없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정부가 검증된 해외 기체에만 비행 무대를 제공하는 실정이다.
안전성이 입증된 외산 기체가 초기 노선의 운항 기체로 기준을 선점하게 되면 국내 UAM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져 결국 외산 플랫폼으로 고착화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내 드론 시장이 완제품 경쟁력 미비로 해외 기업에 주도권을 넘겨준 사례가 UAM 분야에서 그대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세금으로 도심항공교통 인프라를 설계하고 조성해도 운항 주체인 외산 기체의 판매 수익과 고부가가치 정비 시장은 해외 기업이 차지하게 되는 전형적인 기술 종속화라는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비포장도로에 갇힌 국산 항공 모빌리티
![]() ▲ 삼보모터스 B-32-R2 ©커넥트 데일리 |
반면 불과 2주 전인 지난 15일 인천 송도 인천대학교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는 삼보모터스가 개발한 국산 기체 ‘B-32-R2’가 이륙조차 못 하고 시연 행사가 파행됐다.
현장 조사 결과 해당 기체의 이륙 불발은 주변 연구동의 고출력 전파 간섭으로 항공안전기준에 따라 비행이 통제된 결과였다. 같은 날 오후 재차 이륙을 시도했으나 불안정한 자세 제어가 관찰됐다.
정부가 2017년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과 2020년 K-UAM 로드맵을 발표했음에도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민간 기체가 날 수 있는 전용 무선 주파수 대역조차 확보하지 못한 결과이다.
국토교통부가 홍보한 UAM 전용 5G 항공망 실증 성과는 민간 개발 현장에 적용되지 않은 채 공용 LTE망과 불안정한 GPS 신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휴전선 접경 및 해안 지형 특성상 전파 혼선과 GPS 교란 위험이 상존하는 국내 공역에서 전용 통제망 없는 비가시거리 비행은 대형 사고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국산 기체의 생태계 내부를 들여다보면 공공 조달 시장의 규제 허점을 악용한 중국산 부품 라벨갈이가 만연한 상황이다.
핵심 부품인 모터, 프로펠러, 비행제어기가 중국산 기성품으로 채워진 채 국내에서 브랜드 스티커만 바꾸는 편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직하게 원소재부터 기술을 개발하는 토종 강소기업들은 단가 경쟁에서 밀려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비 448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국산 1호 실증기 ‘OPPAV’의 원천 기술 역시 민간 양산 사업화로 이전되지 못한 채 창고에 방치됐다.
2~4인승 소형 기체로 채산성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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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용화 모델로 제시한 2~4인승 소형 기체 중심의 여객 운송 구상 역시 경제성과 기후 타당성 측면에서 명확한 한계를 안고 있다.
2~4인승 소형 기체는 조종사가 탑승할 경우 실제 유료 승객이 1명에서 3명에 불과하다.
막대한 기체 구입비, 배터리 교체비, 버티포트 유지관리비를 감안할 때 초고가 운임을 책정하지 않고서는 자생적인 손익분기점 달성이 불가능하다.
결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막대한 운임 보조금 없이는 민간 사업자가 수익을 낼 수 없는 재정 투입형 구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사계절 기후 환경은 소형 eVTOL 기체의 운항 가동률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치명적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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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한파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부 저항을 높여 방전 효율을 급감시키며 항속거리를 최대 30% 단축시킨다.
봄철 돌풍과 여름철 태풍 및 집중호우는 최대이륙중량이 가벼운 소형 기체의 야외 비행을 빈번하게 통제시켜 연간 운항 가능 일수가 감축되면 기체 가동률이 하락해 채산성이 추가로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기후 환경은 국내와 다르며,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에서는 UAM이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어 원천 기술 확보와 운용 경험 축적은 지속해서 추진돼야 한다.
K-UAM 전면적인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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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M이 2028년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사업 모델과 파워트레인 체계의 전면적인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여객 수송이라는 무리한 목표를 내려놓고 현실적인 화물 물류 및 도서 지역 응급 수송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화물 수송은 여객 대비 감항인증 규제 장벽이 낮아 인명 사고 리스크 없이 공역 통제와 3차원 공간정보 연계망을 실전에서 검증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동력원 측면에서도 짧은 항속거리와 기후 취약성을 지닌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전환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수소 연료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단위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운항과 고중량 화물 수송에 기술적 장점을 지닌다.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은 2024년 7월 액화수소 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시제기로 523마일(약 841km) 무보충 연속 비행에 성공하며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알라카이 테크놀로지스(Alaka'i Technologies)는 액화수소 연료전지 3개를 탑재한 5인승 eVTOL 기체 ‘스카이(Skai)’를 공개하고, 최대 4시간 비행 및 약 640km 항속거리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 일부 기업이 수소 연료전지 파워팩을 소형 무인 VTOL 및 드론에 적용하여 상용화했으나, 대형 유인 여객·화물 수송용 eVTOL 기체의 국산화 상용 완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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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소 연료전지 생산성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저백금(Low-Pt) 또는 비백금계(Pt-free) 촉매 기술의 공정 적용과 함께, MEA(Membrane Electrode Assembly, 막전극접합체) 롤투롤(Roll-to-Roll) 연속 생산 및 스택 자동 적층 기술 확립이 필수적이고 부피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수소 연료전지 및 액화수소 기술을 UAM 기체 개발과 결합해, ‘수소 하이브리드 화물ㆍ공공 UAM 플랫폼’을 국가 전략 R&D 과제로 집중 육성하는 정책 전환이 재차 강조된다.
정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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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연기관 엔진 없이 자동차가 다닐 수 없듯이 국내 eVTOL을 구동하는 전기모터 양산화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다.
관련 업계에서는 eVTOL에 들어갈 국산 전기모터와 프로펠러가 없어 OEM 형식으로 완제품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며, 기술이 있어도 시장성이 없어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정리하자면, UAM 및 eVTOL의 핵심 구동 장치인 고출력ㆍ고밀도 전기 모터와 항공안전기준(감항인증)을 이수한 대형 복합재 프로펠러의 국내 상용 양산 공급망은 부재한 상태다.
탄소섬유 복합재 가공 및 모터 설계 원천 기술은 존재하지만, 완성 기체 양산 시장의 부재와 고비용 감항인증(TC) 장벽으로 인해 부품 기업의 양산 설비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시제기 및 공공 조달 드론ㆍUAM 기체는 해외 기성 모터와 프로펠러를 수입해 탑재하거나 브랜드만 바꾸는 라벨갈이 현상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개별 중소·강소기업의 자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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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국가 차원의 UAM 및 드론의 핵심 부품 등을 ‘국가전략기술’ 또는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해 R&D 투자 세액 공제, 인증 비용 보조, 양산 설비 금융 지원 등 다각도의 패키지 육성책을 제공해야 실효성 있는 산업으로 나갈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중국산 부품을 원천 배제하고 검증된 체계만 구매하는 Blue UAS 제도를 운용하는 것처럼 국내 공공 조달 시장도 한국형 Blue UAS 조항을 신설해 국산 부품 100% 우선구매 의무를 강제하는 방안이 적극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