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7일 과거의 대면 공모형 부정수급에서 최근 셀프주유소를 중심으로 한 지능형 단독 범죄로 진화하는 추세에 대응해 데이터 기반의 사전 탐지와 인프라 규제를 결합한 강화대책을 마련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 시행에 본격 돌입한다.
국토부가 제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화물차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명확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2020년 2,563건(약 26억 8천만 원)에 달했던 적발 규모는 매년 꾸준히 감소하여 2025년에는 731건(약 5억 4백만 원)까지 떨어졌다.
통계상으로는 단속의 실효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쳐보면 단속 유형이 정형화되면서 부정행위의 수법이 오히려 지능화되고 파편화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종전에는 주유소와 화물차주가 짜고 결제 금액을 부풀리는 방식의 공모형 범죄가 주를 이뤘던 반면 최근에는 셀프주유소의 확산을 틈타 차주가 자신의 승용차에 유류를 주유하고 화물차 보조금을 청구하는 단독형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
의심거래 상시점검 시스템 등 기존에 구축된 사후 추적 방식만으로는 이처럼 일상 속에 숨어든 개인의 일탈을 완벽히 포착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국토부가 내놓은 이번 대책은 지능형 관리체계로의 대전환이다.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내년 2월까지 추진되는 ‘유가보조금 관리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통해 과거의 적발 사례 데이터와 다각적인 거래 패턴을 AI에게 학습시킬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상 거래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내는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사후 수사망을 좁히던 방식에서 탈피해 부정수급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이를 위해 현장 인프라에 대한 통제 수위도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반기별로 이뤄지던 주유소 현장점검 주기를 월 단위로 압축하고 CCTV 영상을 기반으로 다른 차량에 주유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특히 화질이 낮아 식별이 어렵거나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주유소는 유류 구매카드 거래 대상 주유소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행정제재 수위도 기존 1회 적발 시 6개월 지급정지에서 1년으로, 2회 적발 시 1년에서 2년으로 처벌 수위를 두 배 강화해 부정수급의 기대이익을 전면 상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1.27조 원 규모의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복지 제도의 투명성을 AI라는 고도화된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선제적 예방 행정으로 진화하는 교과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단독형 부정수급을 완벽히 차단하고 정책 시행의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주유 결제 패턴이나 CCTV 영상에만 의존하기 보다 국토교통부가 보유한 공간정보 및 모빌리티 데이터 융합이 필수적이다.
화물차의 실제 운행 경로, GPS 기반의 실시간 동선 궤적, 전국 주요 물류 거점 및 톨게이트 통행 이력 등을 유가보조금 관리시스템과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AI가 주유 결제 패턴만 분석할 경우 화물차의 정상적인 주유 주기와 용량 범위 내에서 개인 승용차에 나누어 담는 정밀한 사기 행각을 잡아내기 어려울 수 있지만 결제가 발생한 주유소의 위치와 해당 화물차가 당일 실제 운행한 공간적 동선을 교차 검증한다면,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시공간에서의 주유나 실제 운행 노선과 동떨어진 허위 주유 등을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고도화 사업 과정에서 부처 내 분절된 모빌리티 공간 데이터 인프라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엮어내느냐가 유가보조금 제도의 신뢰성을 회복할 최종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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