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최소의 법칙 비율 찾아야

15년 전 멈춘 온톨로지, AI 시대 15%로 다시 깨어나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6/06/24 [21:02]

[데스크 칼럼] 최소의 법칙 비율 찾아야

15년 전 멈춘 온톨로지, AI 시대 15%로 다시 깨어나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6/06/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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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도 편집국장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기술의 혁신보다 어려운 것은 그 기술을 바라보는 인간 패러다임의 혁신이다.”

 

미국의 과학철학자이면서 역사학자로 패러다임(Paradigm)과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토마스 쿤(Thomas Kuhn) 교수는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이론이 받아들여지려면 데이터를 쌓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기존 틀(패러다임)이 완전히 깨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고도화 된 기술보다 사람들이 보고 생각하는 사고에서 그 변화는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2010년 12월 10일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임성안)은 “미로 속의 정보, 지도위에서 길을 찾다” ‘공간정보와 인문정보의 융ㆍ복합을 통한 차세대 GIS 서비스체계 마련’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냈다.

 

세계 최초로 온톨로지 구조를 통해 검색된 각종 인문지리정보를 지오웹 플랫폼 기반의 3차원 공간정보 상에 융복합한 차세대 GIS 서비스체계를 마련하는 ‘인문지리정보 통합 및 서비스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완료해 이듬해부터 대국민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다.

 

이 보도자료는 당시 국토조사과 이교영 과장과 임헌량 사무관, 박광목 주무관의 이름으로 나온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15년하고도 6개월 14일이 흘렀다.

 

이미 15년 전에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주특별자치도 전역을 대상으로 인문지리정보 중 11개 영역(지질지형ㆍ기후ㆍ생태환경ㆍ수문ㆍ역사문화ㆍ사회ㆍ관광여가ㆍ산업ㆍ자원ㆍ교통통신ㆍ공공서비스)의 내용을 수집ㆍ분석해 통합 DB 및 온톨로지 KB를 구축하고, 검색의 확장과 연관된 정보를 보여주는 시맨틱 검색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것이다.

 

더 나아가 온톨로지 관계성을 그래픽적으로 표현(온톨로지맵)함으로써 질의어와 연관어, 검색 결과들과의 관계를 사용자가 손쉽게 파악, 원하는 정보로의 접근성을 높이도록 개발했다는 설명도 추가로 부연하고 있다.

 

15년 전 생성형 인공지능이 적용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온톨로지와 시맨틱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려고 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15년이 지난 현재 당시 시범 사업을 확대 지속해 왔다면 AI 시대를 주도하는 선도 기관으로 성장 발전하고 위상 정립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시범 사업이 확장되지 못하고 단절된 모습이 궁금해 당시 해당 과의 사무관이었고 스마트공간정보과 과장을 역임 후 공직에서 물러난 임헌량 전 과장에게 전화로 그 이유를 물었다.

 

전 임헌량 과장은 ‘최소의 법칙(Liebig's Law of the Minimum)’이라는 말로 당시의 상황을 대신했다.

 

최소의 법칙을 설명할 때 가장 유명한 시각적 비유가 나무 물통이다.

 

높낮이가 서로 제각각인 나무 판자들을 이어 붙여 만든 물통이 있다면 이 물통에 물을 채울 때 물이 얼마나 담길 수 있을까.

 

아무리 높이가 높은 판자가 많아도 결국 물은 가장 짧은 판자의 높이까지만 채울 수밖에 없다는 물리적 법칙이 적용된다.

 

물통에 담긴 물은 조직의 성장이나 발전 가능성을 뜻하고, 크기가 서로 다른 나무 판자는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만들어 가는 구성원들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길고 높은 판자가 많아도 가장 짧은 판자 하나가 결국 전체 성장의 한계선을 그어버린다는 설명이다.

 

부연하자면, 조직의 성장과 발전은 개인 혼자만의 몫이 아닌 전체의 몫이라는 것과 혼자 열심히 내달린다고 해서 개인의 능력은 과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 성장에는 한계를 안고 있어 서로의 눈높이와 목표가 동일해야 물을 담을 수 있는 크기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물통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우리는 조직원 전체를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학계의 시각은 다르다.

 

美 스탠퍼드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사회조사연구소장을 역임하고 뉴멕시코 대학교(University of New Mexico) 커뮤니케이션학 석좌교수로 재직했던 에버릿 로저스(Everett Rogers)교수는 조직내 구성원을 성향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좋아하는 혁신가(Innovators)는 2.5%, 두 번째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조기 수용자(Early Adopters) 13.5%, 세 번째 눈치를 보다가 대세가 기울면 따르는 조기 다수파(Early Majority) 34%, 네 번째 끝까지 의심하다가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후기 다수파(Late Majority) 34%, 다섯 번째 절대 바꾸지 않으려는 지각 수용자(Laggards) 16%로 구분했다.

 

혁신가 2.5%와 조기 수용자 13.5%를 합치면 16%가 되는데, 마케팅과 조직 변화론에서 15~16%가 혁신과 변화의 벽을 넘어야 거대한 침묵의 다수파가 비로소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최소의 법칙 비율을 국토지리정보원에 적용하면 최소의 임계 질량(Critical Mass)을 15%로 잡고 정원 128명 중 온톨로지 패러다임을 이행하고 실행할 인재 19명만 확보되면 조직 전체의 물통 높이와 담을 수 있는 물의 질량이 바뀌는 기회와 변화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데이먼 센토라(Damon Centola) 교수 연구팀의 실험 결과가 이를 정밀하게 증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기존의 관습이나 규범을 깨고 새로운 대세(패러다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소수의 비율은 얼마인지를 실험한 결과 소수의 혁신 주도자가 전체의 약 25%에 도달하는 순간 조직 전체의 규범이 단숨에 뒤바뀌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직의 성격에 따라 이 임계점은 15%에서 25% 사이에서 형성된다.

 

센토라 교수의 25%는 아무런 위계질서가 없는 수평적인 사회(인터넷 커뮤니티, 광장 등)에서 기존 규범을 100% 뒤집을 때 필요한 비율이고 15%는 에버릿 로저스가 주창한 상명하복과 직제가 있는 조직(Company/Bureaucracy)에서 새로운 기술이 대세로 인정받아 퍼지기 시작할 때 필요한 비율이다.

 

최소 15%라는 하한선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소수의 극성맞은 의견으로 치부되어 묻혀버리지만 15%를 넘기 시작하면 조직 전체를 흔드는 문화가 된다는 점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AI 기반으로 국가기본도의 온톨로지화를 구현하겠다는 의지가 새롭게 고개를 들고 있어 온톨로지를 구현할 수 있는 강소 부대 19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이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이 조직 문화를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는 첫번째 마중물이 될 것이다.

 

15년 전 멈춰 선 온톨로지가 다시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고도의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최소의 사람들만 있어도 인공지능 시대로 변화와 전환은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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