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GPS 의존 탈피해 ‘독자 시각 체계’ 구축

GNSS 취약성 노출에 따른 국가적 대응체계 마련
‘TOUCAN’ 프로젝트 통해 공간-시간 통합 주권 확보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6/02/10 [13:43]

영국, GPS 의존 탈피해 ‘독자 시각 체계’ 구축

GNSS 취약성 노출에 따른 국가적 대응체계 마련
‘TOUCAN’ 프로젝트 통해 공간-시간 통합 주권 확보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6/02/10 [13:43]

▲ 영국의 ‘TOUCAN’ 프로젝트  ©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공간정보 인프라가  위치와 장소라는 공간적 요소에만 집중하던 과거의 패러다임을 넘어 이를 결정짓는 근본 물리량인 ‘시간(Time)’의 보안과 자립이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우주국(UKSA)이 최근 글로벌 우주 기술 기업 GMV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차세대 위성 시각 전송 시스템 구축 사업인 ‘TOUCAN’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출항 채비를 갖췄다.

 

GPS 등 글로벌 위성 항법 시스템(GNSS)이 마비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국가 기능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물리적 시간이라는 주권을 확보한 것이다.

 

공간정보의 숨겨진 심장, ‘나노초’의 마법

흔히 공간정보를 지도 위의 좌표로만 이해하지만, 현대 기술에서 공간은 시간의 다른 이름이다. 

 

GPS가 위치를 계산하는 원리는 위성에서 보낸 신호가 수신기까지 도달하는 ‘시간 차이’를 측정하는 데 있다.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전파를 이용하기에 예를 들어 위성 시계와 수신기 사이에서 100만 분의 1초(마이크로초)의 오차만 발생해도 지도상 위치는 300m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결국 초정밀 공간정보 서비스의 성패는 얼마나 정확한 ‘시간’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율주행차의 차선 유지, 도심항공교통(UAM)의 충돌 방지, 로봇의 실내 내비게이션 등은 모두 나노초 단위의 정밀한 시간 동기화가 전제되어야만 구현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틀어지는 순간, 정교하게 쌓아 올린 공간 데이터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사실이다.

 

국가 기간망의 지휘자, ‘PNT’ 회복탄력성 강화

영국이 추진하는 TOUCAN 프로젝트의 핵심은 이중화(Redundancy)에 있다. 

 

현재 전 세계는 미국 주도의 GPS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이는 재밍(전파 방해)이나 스푸핑(신호 기만) 같은 인위적 공격과 태양풍 등 자연 현상에 매우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영국 우주국(UKSA)이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양방향 위성 시간 및 주파수 전송(TWSTFT) 기술을 활용하는데 지상의 국립물리연구소(NPL)가 보유한 ‘영국 표준시’를 위성을 통해 전국 각지의 핵심 인프라와 지상파 항법 시스템인 ‘eLoran’ 송신기에 직접 쏘아주는 방식이다. 

 

위성 항법 신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상파와 독립적인 위성 시각 링크를 결합해 표준시를 유지함으로써 금융 거래의 타임스탬프, 전력망 동기화, 통신망 운영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공간 주권을 넘어선 ‘시간 주권’의 시대

전문가들은 이번 영국의 행보가 글로벌 공간정보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이제 공간 데이터는 단순한 시각화 도구를 넘어,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는 ‘전략 자산’이 되었다는 인식이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2026년 현재 외산 GNSS 신호가 끊길 경우에 대비한 ‘독자적 시각 기준선’ 확보는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한 필수 보험과도 같다.

 

다시 말해 공간정보에 있어 시간은 공간을 규정하는 물리적 근본이며, 이를 상실하는 것은 곧 모든 위치 기반 서비스의 붕괴를 의미한다.

 

영국의 TOUCAN 프로젝트는 한국처럼 GPS 의존도가 높고 안보 위협이 상존하는 국가들에게 공간 주권과 시간 주권을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전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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