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도 데이터 반출로 197조 원 피해 예측국부 유출로 플랫폼 산업 및 기술 종속화로 회복 불가
대한공간정보학회(회장 안종욱)는 3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시,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 및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산학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구글 지도 반출 요구에 대한 승인 여부를 놓고 찬반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도 반출 허용이라는 가정하에 산업ㆍ경제적 파급 효과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자리로 열려 도출된 연구 결과와 지정 토론자들의 주장이 맞닿으면서 불편한 현실을 직면해야 했다.
안종욱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서 “구글을 비롯해 애플, 나아가 중국 기업들까지 고정밀 지도 반출 요구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도 반출 문제를 단기적 승인 여부가 아닌 산업ㆍ경제적 파급 효과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또 “학회는 지난해 처음 산학협력 포럼을 열고 지도 반출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한 타 학회의 기존 논의가 과대 포장됐다는 문제의식 아래 정부와 산업계의 준비 부족을 짚어왔다”며 기존 논의와 주장들이 긍정적인 연착륙이라는 전제로 정리됐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이어, “한국교원대 정진도 교수가 공간정보 산업은 물론 타 산업까지 포함한 고정밀 지도 반출의 경제적 피해 가능성을 중심으로 분석했다”며, “단순 기술 논쟁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구조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시도”라고 이날 포럼의 의의를 밝혔다.
한 번 열리면 못 닫는 지도 데이터
한국교원대 정진도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시, 국내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에 나서 구글이라는 글로벌 플랫폼 대기업의 요구를 준비 없이 수용할 경우 발생되는 참담한 현실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조명했다.
LBS 산업의 게임 체인저, ‘고정밀 지도 데이터’ 정진도 교수는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이라는 공간정보산업을 둘러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오랫동안 빈약한 주장만 있을 뿐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되지 못했던 상황을 실증적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으로 분석하고 진단해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이라는 이면에 가려진 문제점과 향후 방향성을 정교하게 제시했다.
구글이 2007년부터 현재까지 세 차례(2007ㆍ2016ㆍ2025년)나 요구해 온 고정밀 지도데이터 해외반출 문제가 학술적 논쟁 이전에 정책 판단의 문제로 지금까지 찬성과 반대 모두 합리적인 정량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반복되어 온 것을 명쾌하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매우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부연하면, 정진도 교수의 연구 발표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막기 위한 논증이라기보다 정책적 결정을 하려면 최소한 이 정도 숫자는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구글 지도 반출 승인에 대한 안내서이다.
정진도 교수는 먼저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가치를 AI, 모빌리티,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플랫폼 서비스의 핵심 기반”이라고 정의하면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대형 플랫폼 서비스가 위치 기반 정보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지도 데이터가 첨단 산업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면서 산업 경쟁 구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연구의 방향성이 단기적인 소비자 편익이나 서비스 품질 논쟁이 아닌 실질적인 산업 구조의 변화와 그 경로 의존성을 핵심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을 연구자의 입장에서 강조한 것이다.
데이터로 읽는 비가역적 손실과 경제 생태계 붕괴 정 교수는 CGE 모델을 연구에 적용해 공간정보산업과 관련 IT 산업, 제조ㆍ서비스 등을 경제 섹터로 두고 산업 생산액, 수출입 구조, 연관 산업 비율 등을 데이터로 입력해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허용이라는 가정하에 산업별 매출, 고용, GDP 기여도 변화를 예측하고 반출 불허로 나타나는 정책 선택의 경제적 비용과 편익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정제된 데이터값을 산출하기 위해 정량적인 예측이 어려운 안보나 안전 및 보안 관련 이슈는 배제했다.
정진도 교수는 “안보나 보안 리스크는 예측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고, 단일 사건이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 모형에 넣는 순간 분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혀 모델 설계에 있어 데이터의 완전성과 보수성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치안 시설 노출, 국가 핵심 인프라 정밀 좌표 유출, 테러ㆍ범죄ㆍ사보타주 활용, 재난ㆍ전쟁ㆍ분쟁 시 취약성 확대처럼 단일 사건이 수천억에서 수조 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도 추정하기 어렵고 손실 범위도 비선형적이어서 한 번 발생하면 회복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연구에서 의도적으로 이 영역을 통째로 비워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연구 분석은 정량화 가능한 경제적 비용으로 국내 산업에 누적되는 구조적 비용 산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결과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이 허용될 경우 향후 10년(2026~2035년)을 기준으로 국내 산업과 경제에 누적될 수 있는 총비용(손실) 규모는 150~197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가 도출됐다.
정 교수는 침투 확산, 종속 지수, 옵션 손실, 혁신 역량 감소, 진입 여건 악화라는 변수가 어떻게 시간에 따라 누적되는지 분석된 상세한 결과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기에는 피해가 미미하게 보이지만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저력으로 2028년 전후부터 경향성이 굳어지고, 2032년 이후에는 잠금 효과가 본격화되며, 2035년에 이르러서는 연간 피해만으로도 GDP의 2~4%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도 교수는 “되돌릴 수 없고 정책의 선택지마저 사라진다”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손실 규모는 안보ㆍ안전ㆍ보안 이슈가 제외된 가장 보수적인 하한선으로 제시됐다는 점이며 150~197조 원이라는 국내 산업이 잠식되는 비용 외에 종속적 구조로 인한 로열티가 연평균 6조~14조, 10년 누적 60조~140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 산출했다.
정진도 교수는 “API와 라이선스 가격을 고정값으로 가정했다”고 강조하면서 “현실에서는 독점이 강화될수록 비용이 비선형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피해가 대기업보다 중소ㆍ영세 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으로 충격파가 온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대형 기업은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지만 혁신 역량과 진입 여건이 동시에 악화될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중소기업과 영세 사업자”라고 강조했다.
공간정보와 지도 분야는 레퍼런스와 공공 수요가 중요한데, 플랫폼 종속이 심화될 경우 이들이 시장에 진입하거나 생존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좁아져 산업 매출의 감소가 아니라 생태계 붕괴와 소멸로 이어진다는 것을 분석, 예측한 것이다.
불허가 아닌 조건 선행부터 우선 정 교수의 연구 발표 결론은 무논리의 반대 선언이 아니라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허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는 점이다.
그는 “상호 운용성 확보, 플랫폼 공정 경쟁 제도화, R&D와 표준 선점, 공공 수요를 통한 시장 창출, 위험 기반 거버넌스 구축 같은 조건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반출은 시간이 갈수록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 비용으로 돌아온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 기본적 다섯 가지 조건을 정책 제언으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기본 조건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결정 자체가 위험하다는 경고이다.
무주공산으로 인한 150조 원 손실과 책임 공백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정책적 책임 공백과 산업계의 장기적 손실 위험이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지도 반출을 결정할 전문 책임자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정책과 집행, 기술을 동시에 책임질 수 있는 인력은 사실상 다년간 근무로 이해도가 높은 국토정보정책과장 한 명뿐이다. 자칫 폭탄돌리기 양상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정보정책관과 국토지리정보원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붕괴되면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해졌는데 지도 생산을 담당하는 국토지리정보원 역시 기관장이 공석인 상태여서, 기술 검증 당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피해는 10~15년에 걸쳐 산업계와 중소기업, 기술 생태계가 떠안게 된다.
지정토론에서도 토론자들은 “애초 선택권이 없었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산업계는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붕괴하는 생태계 안에서 생존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올해 예산 62.8조 원 중 공간정보 영역 예산은 3,455억 원, 전체의 0.55%에 불과하다.
일개 정책 부서가 수백조 원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는 결정 검토를 진행 중으로 국가가 전략 자산으로 충분히 투자하지 않은 공간정보 시장을 해외 플랫폼에 넘기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결정할 자리는 비어 있고, 피해는 산업과 국민이 장기간 감내하며, 책임자는 기록에서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이는 정책 실패로 이어지는 전형적 사전 징후이다.
지도 반출 논의는 단순 찬반 문제가 아니라, 수백조 원 손실과 책임 공백이라는 구조적 위험을 동반한 국가 핵심 의사결정임을 확인해야 한다.
산업계와 국민이 감내할 비용과 정부 책임이 분산된 현실 속에서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전문성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지정토론] “지도는 데이터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 인프라”
협상의 대상이 아닌 생존의 문제 국토연구원 김대종 선임연구위원은 고정밀 지도를 단순한 산업 데이터나 통상 협상의 카드로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김대종 선임연구위원은 “공간정보는 인간의 이동, 생활, 경제활동 전반을 지탱하는 기반이며, AIㆍ로보틱스ㆍ디지털트윈ㆍ피지컬 AI로 이어지는 미래 기술 체계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플랫폼 산업의 본질적 특성인 네트워크 효과와 락인(lock-in) 효과로 공간정보가 해외 플랫폼에 편입될 경우 쇼핑ㆍ콘텐츠 플랫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전면적 종속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진도 교수의 CGE 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현재 수치(150~197조 원 피해)는 과거 산업구조를 반영한 보수적 추정치일 뿐”이라며, “공간정보의 전략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경우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정밀 지도는 최고의 AI 학습 데이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주완 책임연구원은 논의를 AI 관점으로 확장했다.
그는 “최근 AI 산업의 핵심이 모델이 아니라 학습 데이터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1:5,000 고정밀 지도는 대한민국 전 국토를 가장 정밀하게 담고 있는 검증된 고품질 학습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또 “구글이 이미 공간정보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제미나이(Gemini)와 결합해 공간 인지형 AI로 진화시키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의 고정밀 지도가 학습에 활용될 경우 우리 국토를 가장 잘 아는 AI는 한국이 아니라 구글이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도 활용을 넘어 데이터 주권과 AI 주권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도 반출 논의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고정밀 지도는 국가 인프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윤준희 본부장은 고정밀 지도를 국가 인프라 레이어로 규정했다. 자율주행, UAM,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국토, 스마트건설을 떠받치는 기반이기 때문에 도로·전력·통신망과 동일한 수준의 통제력과 신뢰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재난ㆍ안전 분야에서 지도 오류나 갱신 지연이 발생할 경우, 이는 곧바로 사고 책임과 사회적 비용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외 플랫폼에 대한 의존성이 고착화될 경우, 기술ㆍ인력ㆍ산업 생태계의 경로가 상실되는 비가역적 구조에 빠질 수 있으며, 산업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전의 문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 번 종속되면 끝이다 이지스 박광목 대표는 대만과 인도의 사례를 언급하며, 고정밀 지도는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군사ㆍ안보 기술과 직결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현장의 경험으로 종속 구조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그는 “GPS 재밍 환경에서도 고정밀 지도와 영상 인식을 결합해 타격이 가능한 군사용 AI 기술이 이미 개발되고 있다는 점은 지도 반출이 안보 리스크와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GIS 엔진 시장에서 외산 솔루션에 종속된 뒤 유지보수 비용이 폭증했던 경험을 했다”면서 “우버가 구글 지도 API 사용으로 수백억 원을 지출한 것처럼 한 번 종속되면 선택권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국가는 기업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종속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파생된 데이터 통제 불가 웨이버스 박창훈 대표는 지도 그 자체보다 지도 위에서 생성되는 동선ㆍ행태 데이터에 주목했다.
그는 “해외 플랫폼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축적, 활용할 경우 국내 기업과 정부는 그 활용 방식조차 알 수 없는 블랙박스 구조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소기업과 SI 업체들의 사업 기반 자체가 붕괴되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오라클·유니티 사례를 들어 “플랫폼 종속 이후 가격 인상과 정책 변경에 대응할 수 없는 현실이 따랐다”면서 “지도 반출 역시 동일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97조 원 피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오스토리 위광재 CVO는 토론의 문제의식을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지도 반출 문제가 네이버ㆍ카카오의 문제라고 생각했으나 정진도 교수의 분석을 통해 공간정보 산업 전체의 생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1995년 대구 가스폭발 사고 이후 국가가 투자해 구축한 1:5,000 수치지도는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 자산이며,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만 수조 원에 이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실질적인 연구나 산업 영향 분석을 방치해 왔고 현재도 명확한 책임 주체 없이 반출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197조 원 피해 전망은 결론을 정해놓고 나온 숫자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늦게 나온 경고”라며, “언론이 이 문제를 강하게 다뤄야 협상력도, 정책적 전환도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결국 세금으로 만든 데이터, 수익은 해외로 올포랜드 황정래 상무는 문제를 “우리가 세금으로 만든 데이터로, 돈은 해외가 벌어간다”며 현재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그는 “고정밀 지도가 글로벌 플랫폼에 제공될 경우, 네이버ㆍ카카오뿐 아니라 국내 공간정보 기업 전반이 하청 구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AIㆍ자율주행ㆍ로봇 등 이미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공간정보까지 결합될 경우, 국내 산업의 기술 자립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커넥트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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