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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응의 핵심 도구로 부각되는 공간정보 기술…글로벌 수요 확대

√ 홍수ㆍ지진 등 기후위기 피해 분석에 위성ㆍGIS 활용
√ 개발도상국 중심 시장 전략적 대응 필요

최한민 기자 | 기사입력 2025/09/17 [17:07]

재난 대응의 핵심 도구로 부각되는 공간정보 기술…글로벌 수요 확대

√ 홍수ㆍ지진 등 기후위기 피해 분석에 위성ㆍGIS 활용
√ 개발도상국 중심 시장 전략적 대응 필요

최한민 기자 | 입력 : 2025/09/17 [17:07]

▲ 파키스탄에 지난 여름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로 다수의 이재민과 농경지 침수가 발생했다. 이 같은 피해 진단과 회복 계획을 세우는 데 공간정보 기술이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사진=파키스탄 적십자사(PRCS)).  © 최한민 기자


(커넥트 데일리=최한민 기자)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대규모 홍수 피해를 진단하고 회복 계획을 세우는 데 위성영상과 지리정보시스템(GIS) 같은 첨단 기술이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홍수 피해 평가와 매핑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며 향후 수요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7월 말부터 8월 사이 집중 호우와 범람으로 펀자브,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신드 등 전국 여러 주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수백만 명의 이재민과 농경지 침수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정밀한 피해 분석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 파키스탄에 지난 여름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로 다수의 이재민과 농경지 침수가 발생했다. 이 같은 피해 진단과 회복 계획을 세우는 데 공간정보 기술이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사진=Getty Images).  © 최한민 기자


이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고해상도 위성영상과 작물 데이터를 활용한 전국 단위 피해 평가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평가는 농경지 침수 범위와 작물별 손실 규모를 수치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홍수 전후의 위성영상을 확보해 다중분광 영상 분석을 통해 침수 지역을 판독하고 이를 GIS와 중첩해 행정구역별 농작물 재배 현황과 비교한다.

 

이를 통해 “펀자브 주 OO지역 밀밭의 40% 침수”처럼 피해 면적과 생산 손실을 정밀하게 산출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결과는 지도로 시각화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동시에 재난 복구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국제사회의 지원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가 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유엔 인도지원조정국(UNOCHA)과 협력해 이르면 이달 중으로 첫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재난 현장에서 부각된 공간정보 기술의 위력


이러한 기술 활용은 파키스탄만의 사례가 아니다.

 

인도 정부는 최근 GIS와 위성자료를 결합해 홍수 취약성 지도(Flood Vulnerability Map)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홍수 발생 이력, 강우량, 지형 고도, 인구 분포와 토지이용 데이터를 중첩 분석해 지역별 위험도를 세부 행정 단위별로 수치화했다.

 

이 결과는 “어느 지역이 반복적으로 침수 위험에 노출되는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근거 자료가 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정부는 사전에 제방 보강이나 주민 대피 계획을 마련하는 등 예방적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지난 2022년 방글라데시 브라마푸트라강과 메그나강 유역의 수계와 침수 범위를 볼 수 있는 위성영상의 모습. 수도 다카와 실렛 서부 지역을 포함한 저지대가 홍수 위험에 노출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NASA earthdata).  © 최한민 기자


같은 남아시아 국가인 방글라데시도 지난 2022년 대홍수 당시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프로그램과 협력해 위성 기반 실시간 홍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다.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과 광학 위성 영상을 동시에 활용해 구름 낀 상황에서도 침수 범위를 판독했고 GIS 매핑을 통해 하루 단위로 침수 지역 변화를 지도화했다.

 

이 데이터는 국제 구호단체와 정부 기관에 공유돼 식량, 의약품, 구호품을 어느 지역에 우선 투입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핵심 자료로 쓰였다.

 

세 나라는 모두 농업 의존도가 높아 홍수 피해가 곧바로 식량안보 위기로 이어지는 만큼 위성영상과 GIS 기반 정밀 분석은 피해 복구뿐 아니라 사전 대비와 국제 지원을 끌어내는 데까지 폭넓게 기여한다.

 

이 때문에 기반 시설이 취약하고 재난 대응 여력이 부족한 국가일수록 신속하고 객관적인 피해 진단을 제공하는 공간정보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 조사에만 의존할 경우 며칠, 몇 주가 걸릴 작업을 위성이나 GIS 분석은 단기간에 전국 단위로 수행할 수 있어 국제기구와 개발도상국 정부 모두가 선호하는 핵심 도구가 되기도 한다.

 


 재난 대응의 핵심 도구, 글로벌 수요 확대


▲ 국토지리정보원은 공간정보 분야 해외진출 지원 워크숍 등을 통해 공간정보산업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커넥트데일리


이 같은 흐름은 곧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홍수, 가뭄, 산불 등 대규모 재난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피해 진단과 회복 계획에 필요한 공간정보 분석 서비스의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기구와 다자개발은행이 추진하는 재난 대응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로 집행되고 있어 관련 기술을 선점한 기업에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국제기구와의 협력,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참여,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요를 기회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공간정보 기술를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 전략과 정부의 국제 협력 기반


▲ 지난해 3월 KOICA의 파키스탄 수질 모니터링 역량 강화 사업 이후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사진=UNOPS).  © 최한민 기자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국제 협력 기반은 꾸준히 쌓아오고 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꾸준히 개발도상국의 사회ㆍ경제 인프라 개선과 인도적 지원을 맡아 오고 있다.

 

KOICA는 파키스탄에서 수질 모니터링 역량 강화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지난 2019년 착수해 지난해 3월 완료했다.

 

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UNOPS)와 협력해 전국 단위 수질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체계를 구축한 사업으로 홍수 이후 식수 안전성 평가 및 복구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기반을 남겼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사업 종료 후 평가한 내용에 따르면 수혜 인구는 6,200만 명 이상이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KOICA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와 공동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난위험경감(DRR)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위성ㆍGIS 응용과 공간데이터 분석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프라 지원을 넘어 현지 인력 양성과 제도적 기반 마련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확장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국제기구 협력이나 ODA 사업 참여를 통해 개발도상국 재난 대응 프로젝트에 일부 진출해왔지만 앞으로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이 더 중요하다.

 

위성영상 판독, 드론 라이다(LiDAR) 측량, AI 기반 매핑 등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술들을 국제 무대에서 표준화하고 브랜드화한다면 우리나라는 기후위기 대응 공간정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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