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정부 요구 수용했지만 ‘데이터 주권’ 갈등 남아√ 보안시설 가림 등 수용…“1:5000 지도 이미지만 반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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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로고(사진=구글). ©최한민 기자 |
(커넥트 데일리=최한민 기자) 구글이 보안시설 가림과 좌표 비표시 등 우리 정부의 요구를 공식 수용하며 협력 의사를 내비쳤지만, 산업계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무상이 아닌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거래해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구글은 9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민감 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정보 비공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도와 위성사진에서 군사시설이나 국가 주요 기반 시설의 위치를 그대로 노출하지 않고 일반 사용자가 특정 좌표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 ▲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사장 크리스 터너는 9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구글). © 최한민 기자 |
이날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사장 크리스 터너는 “지도 데이터 반출과 관련해 제기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구글 지도와 구글 어스에서 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고 좌표 노출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군사 및 보안상 이유로 1:25,000 축척보다 정밀한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제한해 왔다.
구글은 지난 2011년, 2016년, 2024년에도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정보 유출 우려를 들어 불허했다.
이번에도 구글은 1:5000 축척 국가 기본도를 해외 서버로 반출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우리 정부는 국토교통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관계부처 합동 협의체를 통해 오는 11월 11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구글은 이날 해명도 곁들였다.
터너 부사장은 “구글이 신청한 지도는 이미 국토지리정보원이 보안 정보를 제외하고 제공한 데이터”라며 “길 찾기 같은 핵심 서비스에는 1:25,000 축척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구글이 보유한 위성 이미지는 상업 업체에서 구매한 자료일 뿐 반출 대상과는 무관하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반복적으로 요구됐던 국내 서버 구축 문제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구글코리아 유영석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데이터센터를 특정 지역에 설립하는 문제는 단순히 정부 요청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대신 한국 정부가 원하는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전담 책임자를 두고 핫라인을 통해 우려 사항을 적기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협력 긍정해도 공정 거래와 대가 수반
하지만 이날 구글의 입장을 들은 산업계의 시각은 협력 의사 표명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무상 제공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산업계는 특히 정부가 제작한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무상으로 해외 기업에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금전적 보상 문제를 넘어 국가가 확보한 공간정보의 통제권을 지키려는 ‘데이터 주권’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인식에서 강조되는 부분이다.
한 공간정보 업체 대표는 “고정밀 지도는 민간 서비스 혁신의 핵심 기반이지만 정부가 막대한 비용으로 제작한 자료를 그냥 무상으로 내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용 자체는 허용하되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고 거래해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국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티맵모빌리티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 의지를 내세우며 균형점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터너 부사장은 “정부와의 협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이미 가림 처리된 위성 이미지를 국내 기업으로부터 구매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구글의 결정은 보안 우려와 산업적 활용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특히 구글이 집요하게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하며 압박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용 의사는 단순한 양보라기보다 장기간 이어진 논란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이해되고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공정한 거래와 국내 기업 기회 보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가 오는 11월 협의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또 산업계의 요구가 어떻게 반영될지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